거래소, 1000억 투자한 차세대시스템 5년도 안돼 교체

2011. 9. 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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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KRX)가 1000억원이 투입된 차세대시스템을 가동 5년 만에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꾼다. 일반 증권사가 10년 주기로 교체하는 데 비해 지나치게 교체주기가 짧다.

 8일 KRX는 지난 2009년 3월 가동된 차세대시스템인 '엑스추어'의 차기버전인 '엑스추어 플러스' 구축을 위해 다음 달 선도개발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KRX는 내년 4월까지 선도개발을 완료, 본개발에 착수한 뒤 오는 2013년 9월 차기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차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에는 1000억원 정도 예산이 투입된다.

 KRX가 현 차세대시스템을 4년 6개월만 사용하고 교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속도다. 선진국 거래소는 주문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100~150마이크로초인데 KRX는 2만마이크로초다. 20배 느린 셈이다. KRX는 차기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해 70마이크로초로 단축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시장접속 표준화 및 편의성 제고, 스마트 주문환경 구현, 투자상품 확대, 시간외 시장 확대 등도 차기 차세대시스템 구축 배경이다.

 증권업계는 속도 개선을 위한 차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앞서 진행된 프로젝트에서 이를 왜 반영하지 못했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KRX 현 차세대시스템은 지난 2007년 착수돼 2009년 3월 가동됐다. 당시도 KRX가 속도 개선을 위해 차기 차세대시스템에 적용하려는 리눅스 서버와 인피니밴드 네트워크 모두 사용되고 있었던 시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KRX가 기존 탠덤 서버를 리눅스 서버로 전환하는 데 부담을 갖고 있었고, 프로젝트를 둘러싼 너무 많은 로비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아닌 유닉스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RX 차세대 프로젝트 당시 내부에서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리눅스 서버는 대부분 선진국 거래소에 적용돼 사용 중이다.

 증권사 최고정보책임자(CIO)는 "KRX는 불과 4~5년을 내다보지 못한 채 1000억원을 투입,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그 결과 민간 금융회사 차세대시스템 사용기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폐기되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갑작스러운 KRX 차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증권회사들에도 부담이다. 200억~300억원을 들여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증권사는 KRX 차기 차세대시스템이 가동되는 2013년 9월에 맞춰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이때 소요되는 비용이 약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했거나 구축 중인 현대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신한투자금융, 동양종합금융,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은 다시 또 추가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증권사 CIO는 "수백억원을 쓴 지 몇 년 안 돼 다시 수백억원을 들여 IT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어느 CEO가 이를 인정해 주겠냐"면서 "초기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KRX는 차기 차세대 프로젝트 추진이 적당한 시기에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길선 KRX 부장은 "지난 2008년 8월 도입된 하드웨어(HW)가 노후해 전면적인 교체가 불가피하다"면서 "HW를 교체하면서 성능 개선을 위해 애플리케이션도 재구축한다"고 설명했다.

 <표>KRX의 현 차세대시스템과 차기 차세대시스템 비교

자료:KRX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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