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 클라우드를 향한 구글의 구애

2011. 5.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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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기조연설에 나선 선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사진 위)과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사진 아래 오른쪽)

구글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웨스트에서 진행 중인 2011 구글 개발자 회의(Google I/O) 기간 중 크롬북(Chromebook)을 발표했다.

크롬북은 전통적인 노트북과는 전혀 다른 컨셉트를 내세운다. 핵심은 클라우드다. 크롬북은 모든 데이터를 하드디스크에 직접 저장해두는 노트북과 달리 구글 서버에 저장해놨다가 필요할 때마다 불러온다.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사진, 동영상, 문서 등을 어디서나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구글은 스마트폰을 통해 지메일에 접속하면 7.5GB까지 대용량 메일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크롬북은 이런 클라우드 환경 구현을 위해 크롬OS를 운영체제로 탑재하고 있다. 웹 기반으로 바뀌는 컴퓨팅 환경에 맞춰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삼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당연히 구글이 보유한 인터넷 브라우저인 크롬이 핵이라고 할 수 있다. 크롬은 현재 전 세계 1억 6,000만 명 이상을 사용자로 확보한 브라우저이기도 하다.

구글은 여기에 그동안 공개해온 자사의 모든 서비스를 브라우저 기반으로 쓸 수 있도록 개방했다. 크롬 브라우저가 지원하는 HTML5 등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웹 애플리케이션 등장도 예상할 수 있다.

구글이 공개한 크롬북. 삼성전자(사진)와 에이서가 제조를 맡았다. 6월 15일부터 미국을 비롯해 7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크롬북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정조준하고 있다. 경쟁 업체 역시 클라우드를 향해 적극 구애 중이다. 애플은 개인 데이터 저장을 위한 모바일미를 지난 2008년 열고 갤러리, 주소록, 이메일, 캘린더 싱크 기능을 제공 중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애플TV 역시 하드디스크 없는 스트리밍 HD VOD 서비스, 클라우드 쪽이다. 구글도 크롬웹스토어 외에 클라우드 기반 음악 서비스 등 클라우드 패밀리를 확장 중이다.

구글은 크롬북의 목표가 '모든 장소에서 전문 지식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자'는 데에 있다고 누누이 밝힌 바 있다. 크롬북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만큼 기기 자체가 고장나도 데이터를 잃을 걱정이 없다.

웹 기반인 만큼 소프트웨어 호환성 걱정도 없다. 소프트웨어 설치 시간도 필요 없다. 운영체제 등 기반 소프트웨어도 2주마다 알아서 자동 업그레이드하는 형태다. 항상 최신 상태를 알아서 유지해주는 것이다. 보안에 대한 대비를 통해 구글에 따르면 안티바이러스 같은 것도 필요 없다.

느린 속도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크롬북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구글이 이 날 공개한 삼성전자의 크롬북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쓴 여느 넷북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부팅 시간은 불과 8∼10초 사이다. 윈도 환경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인스턴트 온 부팅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그 밖에 배터리 시간도 8시간 가량 쓸 수 있다고 한다. 또 무선랜(Wi-Fi) 뿐 아니라 3G도 지원해 휴대폰처럼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다.

물론 MS 오피스처럼 복잡한 작업을 구글닥스가 다 처리할 수 없는 것처럼 아직 PC용 소프트웨어보다 모든 면이 생산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국내에선 액티브X라는 장벽까지 존재한다. 하지만 컴퓨팅 환경이 모바일로 빠르게 바뀌고 기기간 교집합이 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엮이고 있는 트렌드를 보면 크롬북은 주목할 만한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크롬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크롬웹스토어다.

크롬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크롬웹스토어다.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을 앞세운 앱스토어를 내걸었듯 구글은 웹을 기반으로 한 크롬웹스토어를 전면에 세웠다. 크롬웹스토어는 웹 애플리케이션의 시장 확보를 가늠케 할 뿐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의 탄생을 알릴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신업계에선 이미 iOS나 안드로이드, 윈도폰7 등 복수 플랫폼 하에서의 앱 기반 환경에서 크로스 플랫폼으로 이행되다가 결국 웹 표준 기반 서비스가 종착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앱스토어가 플랫폼에 종속적인 모델인 반면 웹 표준을 기반으로 한 웹스토어는 개방형 구조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기관 BCG애널리시스는 오는 2015년이면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비중이 지금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45∼55%, 커넥티드 TV 15∼25%, PC는 무려 75∼85%까지 증가가 예상되는 것.

클라우드 컴퓨팅과 엮인 하드웨어는 가격 하락을 동반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크롬북의 가격은 에이서의 경우 349달러(한화 37만원 가량)에 불과하다(삼성 크롬북은 429, 489달러 2종. 크롬북 제조는 삼성전자와 에이서가 맡는다). 하지만 대여 모델도 고려할 수 있다. 업무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비즈니스용은 월 28달러, 교사나 학생용은 월 20달러만 내면 된다. 제품 출시는 6월 15일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의 7개국에서 먼저 이뤄질 예정. 아마존과 베스트바이를 통한 온라인 판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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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 기자(lswcap@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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