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지 못한' 갤럭시S 칭찬 릴레이

입력 2010. 8. 10. 10:04 수정 2010. 8. 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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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최근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국산 스마트폰과 아이폰의 대결이 격화되면서 보기 불편한 장면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모 제조사는 스마트폰 발표회에서 아이폰 4를 비롯해 다른 스마트폰을 헐뜯어가며 자사 제품이 우월하다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다른 제조사는 경쟁제품 이용자에게 해당 제품의 흠을 잡아내면 자사 스마트폰을 경품으로 준다는 행사를 벌여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옴니아 2로 주도권 상처 입은 삼성흙탕물 싸움은 아이폰과 옴니아의 경쟁에서 시작했다. 아이폰 3GS는 물론 아이폰 4까지도 출시 소문만으로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을 뒤흔들었는데, 최근 등장한 아이폰 4는 출시와 함께 엄청난 판매량을 보이고 있으며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귀한 몸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시기상으로는 상당히 늦었지만 아이폰 3GS가 출시된 뒤 화제를 모으며 짧은 기간에 80만 대를 팔아버렸다. 당연히 국내 휴대폰 시장을 주도하던 기업이 이를 곱게 볼 리 없고, 시장이 잠식당하는 것을 내버려둘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자존심에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것은 물론 삼성전자다.

아이폰이 국내에 미친 파급 효과는 상당했다. 많은 제조사들이 해내지 못했던 스마트폰의 시장 성공과 다소 비싼 데이터 요금제를 정착시켰다. 이전까지 일부 마니아를 위한 제품 또는 운송업계를 위한 단말기에 불과했던 스마트폰을 제 자리에 올려놓은 것도 아이폰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폰 3GS'와 '옴니아 2'의 1차전은 한쪽에 많은 상처를 남겼지만 결과적으로 스마트폰이 안착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는 우리나라 휴대전화의 1인자인 삼성전자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성공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다. 값은 비쌌지만 여러 기능을 넣고 애프터서비스와 국내 통신 환경 최적화라는 무기를 앞세워 경쟁자를 물리치고 승승장구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예상외로 아이폰의 바람은 너무나 강했고, 삼성은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고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대항마로 꼽히던 옴니아 2는 보기가 딱할 정도로 궁지에 몰렸다. 삼성과 애플의 1라운드는 이렇게 일방적으로 끝나버렸다.■'아이폰보다 좋다'에서 '아이폰은 안 좋다' 전략 수정2라운드는 삼성의 눈치작전으로 시작되었다. 애플이 아이폰 4를 발표하는 날을 출시 일자로 잡고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그야말로 대표급 제품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바로 '갤럭시S'다.

갤럭시S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쓴 여러 스마트폰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잘 만든 제품이다. SK텔레콤 역시 갤럭시S를 중심에 두고 스마트폰 시장 전략을 세울 정도였다. 여러 매체가 앞 다퉈 갤럭시S를 치켜세웠고, 해외 언론을 인용해 전 세계 주요 통신사가 갤럭시S를 기대하고 있다는 소식도 줄을 이었다. 블로그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갤럭시S는 연일 화제를 낳았는데, 칭찬이든 혹평이든 언제나 아이폰과의 비교가 뒤따랐다.

트위터에 아이폰 4에 대한 불만을 올리면 갤럭시S를 선물하겠다는 이벤트로 지탄을 받은 삼성전자의 해외 법인.

스마트폰 구입을 앞두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제품 정보와 플랫폼 비교는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갤럭시S와 아이폰 4의 비교는 이 같은 순기능을 잃고, 헐뜯기로 전락해 버렸다. 이 결과 '상대 제품의 흠 잡으면 우리 스마트폰을 주겠다'는 수준 이하의 이벤트까지 튀어나오게 된 것이다. 치열한 경쟁은 좋지만 노골적인 경쟁제품 깎아내리기는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제조사에게도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아이폰 4 결함 인정이 갤럭시S의 승리?아이폰 4의 수신 불량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대 헐뜯기는 더욱 막장으로 치달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출시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건만 아이폰 4 판매를 시작한 국가들보다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갤럭시S나 다른 휴대전화도 비슷한 문제가 발견되었다는 지적이 여럿 나왔지만 스티브잡스의 비겁한 물귀신 작전에 동조한다는 비난이 무서워서인지 아니면 삼성의 광고에 길들여진 탓인지 언론은 이를 귓등으로 흘려버렸다.

아이폰 4가 출시되지도 않았고, 우리나라 소비자는 써보지도 않았으니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애플 추종자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외신을 전하는 우리나라 언론의 행태를 보면 "삼성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지적이 지나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해외 언론에 갤럭시 S가 좋다거나 아이폰 4에 결함이 있다는 식의 짧은 문구만 등장해도 내용이나 문맥에 상관없이 무조건 크게 옮겨 적는 바람에 톡톡히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갤럭시S 예약판매에 구매대기자 수십 명이 줄을 섰다"는 기사다.

국내 언론이 앞다퉈 전한 이 뉴스는 바로 예약 판매가 아니라 선착순 제품 증정행사였던 것으로로 밝혀졌다. 애플이 아이폰 4 수신 결함 문제에 대해 환불과 보호 덮개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아이폰 4가 갤럭시 S에 무릎을 꿇었다'는 소식처럼 전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 언론이 스스로 판단하고 평가할 권리를 내팽개치고 해외 언론이 한 마디 한 마디에 호들갑을 떠는 것은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갤럭시S와 아이폰 4에 관련된 소식에서 보여준 모습은 특정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비판 받아 마땅하다.

갤럭시 S의 설명서에도 잡는 방법에 대한 경고가 있다.

■부메랑을 돌아올 1등 깎아내리기 전략스마트폰 시장이 애플의 입김에 너무 흔들리는 것은 아닌가 싶을 만큼 아이폰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국내 언론의 반감이 작용한 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때 마침 갤럭시S를 비롯한 고성능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아이폰 독재를 저지할 대안으로 떠올랐으니 영웅을 만들고픈 언론의 바람도 적지 않게 작용했을 터다.

국내 소비자 정서와 시장 사정을 완전히 무시하는 애플의 독불장군 같은 정책을 합리적으로 비판하고, 국내 통신사들을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견제하려는 바람직한 의도도 일부 읽힌다. 그렇다고 상대방을 깎아내려 자사 제품을 홍보하려는 기업의 마케팅에 부화뇌동한다는 비판을 결코 피할 수는 없다.

미국 포춘지는 갤럭시S의 장단점을 균형 있게 지적했지만 국내 언론은 '포춘이 갤럭스S를 환상적인 제품이라며 치켜세웠다'는 소식으로 포장해 전달했다.

아이폰을 쓰는 이들은 상당히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쓰는 이들도 새로운 휴대전화를 경험하며 매일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 다른 휴대전화를 쓰는 이들에게 손가락질하며 '넌 틀렸어!'라고 하는 소비자와 이를 부추기는 기업은 건전한 시장 발전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지금은 스마트폰 시장이 규모와 깊이에서 더 성숙해야 할 때다. 항상 "파이를 더 키워야 한다"라는 경제론을 갖고 있는 회사라면 그 이유를 더 잘 알 것이다. 네거티브 마케팅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나 쓸 법한 홍보 전략이다. IT기업이라면 품질과 미래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스마트폰은 백색가전도, 단순한 전자제품도 아니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그 제품이 지닌 다양한 가능성이 만들어내는 문화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들은 경쟁 제품을 헐뜯는 전략으로 일관하는 기업에게 '문화'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상대방을 향해 날을 세우기보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무엇을 기대하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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