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넥슨 '북미 상륙 대작전'

2009. 9. 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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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게임전 '팍스2009'에 신작 등 앞세워 공략나서'아이온' 100억 사전판매… '메이플스토리' 후광 기대

이재호 엔씨웨스트 대표(왼쪽), 다니엘 김 넥슨아메리카 대표

한국 온라인 게임의 양대 산맥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북미 상륙대작전'을 펼친다.두 기업은 북미 지역 최대 게임전시회인 '팍스(PAX)2009'에 신작과 서비스를 상륙시키고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각각 '시티 오브 히어로'(COH)·'길드워', '메이플스토리'·'컴뱃암즈'로 북미 시장에 안착한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새로운 콘텐츠 및 플랫폼으로 향후 5년을 책임진다는 각오다. 북미 지역은 앞서 수년 전 진출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은 아니지만, 10년 뒤 두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가치면에서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팍스2009 전시장 내 엔씨소프트 아이온 부스를 가득 메운 인파들.

◆든든한 신작으로 천하를 호령한다'길드워'와 'COH'로 북미에서 게임성을 인정받은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으로 게임한류에 기름을 붓는다는 포부다.

오는 22일 북미를 시작으로 25일 유럽으로 상용화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아이온'은 사전판매방식으로 30만장 선주문 기록을 세웠다. 이는 '워해머온라인' 등 여타 대작에 준하는 물량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00억원이 넘는다. 올해 출시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한 게임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재호 엔씨웨스트(북미유럽통합법인) 대표는 "사전판매가 장기적인 매출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온' 관련 커뮤니티와 사이트에 트래픽이 연일 급상승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팍스2009에서도 '아이온'의 입지는 고스란히 확인됐다. 스토리북이 비치 1시간만에 품절됐고, '아이온' 개발자들이 참여한 사인회에는 팬들로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패널토론회에는 방문객들이 몰려 서서 방청하는 숫자도 많았다. 무엇보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등 '아이온'만의 차별점이 호평을 얻고 있다. "이제 '와우'(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끝났다. 새로운 게임을 찾았다"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엔씨웨스트측은 그동안 지적 받아온 종합적인 기획·스토리면에서 정공법 택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블리자드의 '친한국' 정책에 결부되는 이른바 '노스아메리카 프렌들리'(North America Friendly) 기획이 밑거름이 됐다. 이 대표는 "비주얼 측면에서는 이미 지난해 인정받았고, 북미 시장에 맞춘 현지화와 홍보가 적중했다"면서 "동양게임이라는 문화적 징크스를 깨고 성공한 최초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씨소프트의 대공세에 '아이온'이 전면에 섰다면, '길드워'와 'COH'는 기존 유저들의 충성도 제고에 불을 당겼다.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 두터운 유저층을 확보한 만큼, 엔씨소프트의 브랜드 상승에 튼실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길드워' 관련 사인회에는 행사 개시 전 늘어선 수백명의 인파에게서 피곤한 기색을 발견하기 힘들었을 정도다.

이밖에 개발이 한창인 신규 라인업 3종도 출격을 준비중이다. 카바인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있는 '생츄어리'와 파라곤스튜디오의 'COH2', 아레나넷 '길드워2'가 여기에 해당한다. 2011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넥슨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

◆맞춤형 게임·서비스로 유저 입맛 돋운다넥슨은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발걸음을 옮아가고 있다.당초 게임 라인업을 대거 확장하려던 계획에서, 현재 서비스하는 작품에 집중하기로 수정했다. 일본 본사와 한국 등에서 넥슨이 누리는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북미에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일단 '알찬' 사업에 힘을 쏟는다.

넥슨은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하면서 외연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과 게임, PC에 익숙한 어린 유저들이 청소년과 성인이 되는 4∼5년 뒤를 목표로 다양한 콘텐츠 및 서비스를 연이어 소개한다. 대표적으로, 유저들을 집산할 수 있는 공간인 '블록파티'(BLOCK PARTY)라는 새 포털을 제시했다. 동네 사람들이 함께 먹고 마시는 축제 개념이다. 올 가을 베타서비스를 시작한다.

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후광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2007년 초 북미 진출 이후 '무료 게임'이라는 슬로건으로 2년만에 600만 계정을 돌파했다. 특히 회원 70% 이상이 지인추천방식으로 가입할 만큼, 구전마케팅이 적중한 사례로 꼽힌다. 회원들의 평균나이도 17.5세로 한국보다 높아 구매력이 더 보장되는 셈이다.

'메이플스토리'의 성공은 맞춤형 콘텐츠에 기인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나 추수감사절 터키펫 등 실제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배경과 콘텐츠를 게임에 녹여냈다. 가짜 엘비스 프레슬리가 게임속 결혼식장에 출현하는 모습도 현지 결혼 이벤트와 흡사해 관심을 끌었다. 지난 여름 최고동시접속자수(동접) 7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를 시작으로 '컴뱃암즈'와 '마비노기'도 흥행대열에 동참했다. '컴뱃암즈'는 3개월만에 동접 1만5000명을 기록한데 이어 북미 유저 취향에 맞게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1년만에 300만 가입자를 일궈냈다. '마비노기'의 경우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 실시로 올 상반기 매출과 동접 모두 두 자리수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과 중국에서 대박게임으로 등극한 '던전앤파이터'도 4분기경 북미에 도전장을 낸다.

다니엘 김 넥슨아메리카 대표는 "현재 미국 온라인 게임시장은 막 새싹이 트는 시기"라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북미 게임시장에서 '넥슨'이라는 이름을 강하게 각인시키겠다"고 밝혔다.

시애틀(미국)=김수길 기자[ⓒ 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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