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서적 한 권 안읽은 닌텐도 사장의 성공 비결

2008. 12. 2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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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1959년생인 이와타 사토루는 외부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43세이라는 젊은 나이에 닌텐도 사장에 발탁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고 최근 닌텐도 DS와 닌텐도위의 성공으로 현재 일본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의 극찬을 듣고 있는 경영자입니다.

그런데 닌텐도 사장이 닌텐도에 인정 받는 계기가 매우 재미있어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어린시절 천식이 있던 이와타 사토루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정도로 몸이 약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폴로 11호가 달에 도착했을 때 사용했다는 휴렛팩커드의 전자계산기의 세계에 푹 빠졌고 결국 신문배달을 까지하면서 겨우 전자계산기를 직접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휴렛팩커드의 전자계산기는 단순히 사칙연산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밍이 가능했는데 이때 이와타 사토루는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서 친구에게 보여줬습니다. 이때 칭찬에 고무되어서 더욱 자신감을 갖은 그는 프로그래밍에 빠져들었습니다.

대학도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했지만 대학에서 가르쳐주는 프로그래밍 기술이 오히려 자신이 이미 마스터한 것들이라는 것에 실망하고 당시 컴퓨터 달인들의 성지였던 세이부 백화점의 컴퓨터 판매코너로 향했습니다. 그곳에는 당시 컴퓨터 마니아들이 모여서 서로의 컴퓨터 기술을 공유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와타 사토루는 종업원의 소개로 컴퓨터 회사인 HAL 연구소를 다니게 됩니다. 당시 이와타 사토루는 집에 가지도 않고 회사에서 합숙을 하면서 게임개발에 올인했었는데 이때 부모님들은 이와타 사토루가 사이비 종교단체에 빠진 것이 아니라며 걱정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닌텐도와 이와타 사토루의 인연은 83년도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83년 일본에서는 닌텐도의 첫번째 가정용 게임기인 패미콤이 발매되어 단 6개월만에 50만대가 판매될 정도로 큰 선풍을 일으킵니다. 이와타 사토루는 패미컴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기회가 될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답니다.

이와타 사토루는 패미컴을 1만5천엔밖에 안하는 값싼 컴퓨터라는 개념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는 패미컴을 깊이 연구했죠. 그리고 패미컴에 대한 자신이 붙자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패미컴의 개발사인 닌텐도와 관련된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24살의 이와타 사토루는 점잖게 보이기 위해서 일부러 한 벌 밖에 없는 양복을 입고 닌텐도 본사가 있는 교토로 찾아가 다짜고짜 패미컴용으로 게임을 개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당시 닌텐도는 엄격하게 품질관리를 하기로 유명했습니다. 닌텐도는 아타리 쇼크로부터 교훈을 얻은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아타리는 VCS2600을 전 세계에 3천만대나 팔면서 가정용 게임기 사장을 창조해내고 제왕이 되었습니다. VCS 2600이 인기를 끌자 우후죽순으로 개발사들이 생겨나고 수많은 게임들이 발매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질이 나쁜 게임들도 쏟아져 나왔는데 어떤 게임은 실행도 되지 않으면서 버젓이 판매를 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게임이라는 매체에 실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결국 게임산업자체가 붕괴를 하게되는 이를 아타리 쇼크라고 했습니다. 닌텐도는 아타리가 망한 이유로 누구든지 게임을 개발해서 발매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너무 많은 게임업체들이 난립해서 엉터리 같은 게임을 대규모로 발매하니 사람들이 게임에 금방 식상해진 것이 아타리 쇼크의 원인으로 파악했었던 것이죠. 그래서 닌텐도는 매우 엄격한 서드파티 정책을 펼칩니다. 서드파티는 닌텐도의 게임기인 패미컴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들을 통칭하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닌텐도는 이 서드파티가 게임을 개발하면 무조건 발매 시켜주는게 아니라 닌텐도가 정한 기준에 부합되는지 테스트를 한 후에 합격한 게임만 발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서드파티는 일년에 단 세개만 발매할 수 있도록 하는 강제조항까지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패미컴용으로 게임을 발매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대신 한번 패미컴으로 발매되는 게임은 소수정예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았고 덕분에 한번 게임이 발매만 되면 큰 돈을 벌수 있었습니다.

이와타 사토루가 닌텐도를 찾아간것도 HAL 연구소가 패미컴으로 게임을 발매할 수있도록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4살로 어린 나이었던 이와타 사토루가 닌텐도에 가서 함께 일하고 싶다고 하자 처음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와타 사토루는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닌텐도는 정식 서드파티가 아니라 외주방식으로 게임을 대신 제작해주기로 했습니다.

닌텐도 내부에서는 수많은 게임이 기획되고 있었지만 기술상의 문제로 포기한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닌텐도는 이런 고난이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게임들을 이와타 사토루에게 한번 속는셈 치고 맡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을 이와타 사토루가 척척 해냈습니다. 닌텐도에서는 그런 그를 슈퍼프로그래머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와타 사토루가 닌텐도에서 불린 별칭은 슈퍼프로그래머가 아니라 눈감고도 타이핑이 가능한 사람이었답니다. 사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지 못해서 프로그래머가 드물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타자를 빨리치는 것만으로도 인정을 받았던 시기였죠. 그런데 이와타 사토루는 아예 키보드를 안보고 타이핑을 하니 사람들이 감탄을 했던거죠. 이와타 사토루가 닌텐도 본사에서 프로그래밍을 하는 날은 닌텐도의 다른 부서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구경할 정도였다니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런 명성덕분에 이와타 사토루는 닌텐도에서 유명인사가 되었고 경영진에게도 주목받는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블라인드 타이핑 덕분에 이와타 사토루가 닌텐도에서 유명해졌지만 사실 그를 전설로 만든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30만개 정도 팔린 마더2라는 게임인데요. 원래 마더2는 오랜 시간 제작 중이었지만 프로그래밍 문제로 개발이 진척되지 않고 포기 상태였습니다. 이때 닌텐도에서는 이와타 사토루에게 SOS를 쳤는데 기획자 이토이에게 이와타 사토루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금 이대로 마더2를 개발하면 3년이 걸리지만 내가 처음부터 개발하면 1년이면 완성한다."

그리고 이와타 사토루는 그 약속을 지켜냅니다. 이렇게 프로그래머 출신이 어느날 닌텐도 사장이 되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습니다. 사실 이와타 사토루는 경영서적을 한 번도 읽지 않았지만 도산했던 HAL연구소를 부활시킨 사람으로 유명했었고 이를 지켜본 닌텐도의 전 사장 야마우치 히로시가 그를 닌텐도에 스카우트 해온겁니다.

이렇게 경영을 한번도 공부하지 않은 이와타 사토루가 이렇게 성공스토리를 그려가자 사람들이 물었겠죠. 어떻게 평생 프로그래밍만 공부하는 사람이 경영을 할수 있느냐고?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프로그래밍은 대단히 논리적인 작업이다. 한 줄만 잘못 작성해도 오류가 나는 것이 프로그래밍의 세계인데 이를 통해서 나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직관력을 가지게 됐다."

한국은 이공계가 좀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와타 사토루의 말 한 마디에 어쩐지 뭉클함이 느껴집니다.

프로그래머로써 이와타 사토루의 자세도 배울 것이 많습니다. 첫째 그는 기획자에게 프로그래밍상에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답니다. 왜냐하면 기술상의 문제로 안된다고 하면 게임의 모든 가능성을 제약하기 때문에 그는 안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고 최대한 기획자의 말을 존중해주었답니다.

그리고 이와타 사토루는 다음에도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자라는 생각으로 모든 일에 열심히였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자세가 외주업체 HAL 연구소 직원이었던 이와타 사토루가 닌텐도 사장이 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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