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스마트폰 도입 허용 "논란"
외국산 단말기 사용 제한 한다더니···한국형 표준 '위피 탑재 원칙' 포기외국산 국내진출 막을 명분 희박해져
이동통신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국산 단말기 사용 제한을 고집했던 정부가 캐나다와의 자유무역 협정(FTA) 협상이 진행되던 중 현지업체가 생산하는 스마트폰 '블랙베리(사진)' 수입을 허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방통위에 캐나다의 리치인모션(RIM)사가 생산하는 스마트폰 '블랙베리' 도입을 위한 이용약관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8월부터 기업 중심의 법인고객만을 대상으로 블랙베리를 보급할 예정이다 '블랙베리'는 이메일 송수신이 가능하고 PC와 비슷한 배열의 자판을 보유하고 있는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전세계 135개국에서 1,4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동안 한국형 무선인터넷 소프트웨어인 '위피(WIPI) 보급을 이유로 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국 단말기 수입 제한을 고집했던 정부가 캐다나와의 FTA를 위해 갑자기 이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무선인터넷을 하는 단말기는 무조건 위피를 탑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외국산 단말기가 국내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한국형 표준인 위피를 탑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수입허용 조치로 정부의 이러한 원칙은 사실상 무너지게 됐고 외국산 이동통신 단말기의 국내 시장을 진출을 막을 수 있는 근거도 희박해 졌다.
이와 관련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블랙베리가 이통사의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인트라넷을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 수입을 허용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외국 기업이 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측의 요청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점도 이번 조치가 이뤄진 한 요인"이라며 "사실 위피탑재 의무화에 대해 자체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경부는 PDA가 아닌 '아이폰'과 같은 일반 휴대폰에 대한 제한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랙베리에 대한 수입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통상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캐나다와의 FTA를 위한 조치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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