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유료화 공감대 확산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2005. 1. 2.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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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 을유년 새해에 우리 삶을 뒤바꿔 놓을 서비스 중의 하나가 디지털멀티미디어 방송(DMB)다.

위성DMB냐 지상파DMB냐에 따라 기술방식과 사업자가 다르지만, 이동중에도 쌍방향 멀티미디어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점은 같다.

달리는 차안이나 실외에서도 휴대단말기(휴대폰,PDA)로 내게 맞는 방송을 골라 볼 수 있게 되는 것. "방송"이 갖는 일방향・무차별적인 특성에서 벗어난 쌍방향・맞춤형 서비스가 나오면, 우리의 삶은 크게 변할 것이다.

이같은 DMB를 보려면 따로 돈을 내야 할까. 그동안 관련 업계와 방송위원회에서는 위성DMB는 유료, 지상파DMB는 무료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소위 지상파DMB를 준비하는 방송(KBS, MBC, SBS, EBS)・통신(KT, KTF, LG텔레콤)회사들이 유료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방송위에 정책건의를 준비하고 있어 주목된다.

▲ 무료를 기본으로 하되 ▲ 별도 중계기를 설치해야 하는 곳(지하철, 옥내 등)에서도 보려면 유료 상품에 가입토록 한다는 것이다.

유료화해도 티유미디어의 위성DMB 요금(월 1만3천원)보다는 저렴한 수준(1만원 이하)으로 한다지만, 이 때문에 방송위원회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위는 지상파DMB는 (현재의 TV 방송처럼) 무료로 해 보다많은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는 공익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방송위의 지상파DMB 유료화 허용 여부는 위성DMB의 지상파 재전송 허용 문제와 맞물려, SK텔레콤・KT・KTF・LG텔레콤 등 통신사업자가 앞으로 펼칠 미디어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휴대폰과 결합되려면 유료화는 필수적...지상파DMB진영KBS, MBC, SBS, EBS, KT, KTF, LG텔레콤은 지난 해 말 지상파DMB 사업 성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 방송통신 융합형 네트워크 기반구축을 통한 서비스 확대 ▲ 휴대전화 결합형 지상파DMB 수신기 개발 및 보급 ▲ 지상파DMB와 이동통신의 결합서비스 개발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방송사와 통신회사가 함께 이동전화를 쓸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지상파DMB를 볼 수 있도록 중계기를 구축하고, 단말기를 개발하며, 결합상품에 맞는 데이터 서비스도 개발한다는 말이다.

KTF 한훈 전무는 "이날 이뤄진 7자 회담의 내용은 지상파DMB를 무료와 유료, 2가지 모델로 하자는 것"이라면서 "송출탑(지상송신탑)에서 쏘는 주파수만으로 서비스받는 가입자는 (예전처럼) 무료이고, 지하철이나 옥내 등 별도로 중계기투자가 필요한 가입자는 유료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 지상파DMB팀 김혁PD는 "통신회사와는 중계기 설치 장소 공유, 유비보수 협력,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에서 협력하게 된다"면서 "수도권지역만을 봤을 때 중계기 설치 비용은 최저 300억원에서 평균적으로 500억원정도로 추산되는데, 통신회사와 협력할 경우 50% 정도의 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유료화에 대해서는 "유료화라는 표현이 좀 부담스럽다"면서도 "휴대폰과의 복합단말기가 떠오르면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는 지상파DMB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고, 그렇다면 일정부분 이용자와 사업자가 모두 비용을 보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혁PD는 또 "아직 방송사와 통신사는 이런 점들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대만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방송위에 건의도 하고, 가이드라인을 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방송위원회, 곤혹그동안 방송위원회는 지상파DMB에 대한 정책목표로 장비만 갖추면 누구든 어디서든 쉽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해왔다.

처음엔 지하철이나 옥내 등 음영지역의 경우 지상파DMB 서비스 권역이 아니었던 만큼, 별도의 중계기 투자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는 곧 유료화 없이 광고 수익만으로 사업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지상파DMB와 이동통신서비스가 결합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하나의 DMB단말기로 이동전화는 물론, 데이터채널(모바일데이터통신)까지 가능하려면, 이동전화를 쓸 수 있는 곳에서는 지상파DMB 콘텐츠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별도로 중계기에 투자해야 하고, 광고만으로는 수익모델을 찾기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방송위는 지상파DMB 진영이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한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조규상 방송위 매체정책국장은 "7자 제휴에서 그런 말들이 오갔다는 얘기는 들었다"면서 "그러나 방송위가 공식적으로 지상파DMB의 유료화에 대한 정책 제안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뭐라고 대답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지상파DMB 유료화에 대한 정책 제안이 와야 검토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는 "지상파DMB가 무료 보편적인 서비스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위성DMB 지상파 재전송 논의에도 영향방송위원회는 그동안 위성DMB의 지상파 재전송을 허용하는 데 대해 부정적이었다.

여기에는 지상파DMB와 달리, 위성DMB는 유료화된 사적인 서비스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거칠게 말하면 현재의 TV와 달리 돈(1만3천원)을 받는 서비스라면 그만큼 신규 콘텐츠에 투자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하지만 지상파DMB도 유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상파방송사들 사이에서도 나오면서, 방송위가 이를 허용할 경우 위성DMB에 대한 지상파재전송을 막을 명분은 적어질 전망이다.

방송위원회는 오는 3월 지상파DMB 사업자 선정과 함께, 위성DMB에 대한 지상파 재전송 허용여부도 확정할 계획.통신회사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 사실 지상파냐 위성이냐에 관계없이 쌍방향 멀티미디어 방송을 이동중에도 즐기고 싶은 것"이라면서 "5월 티유미디어를 시작으로 DMB가 상용화되면 방송의 편성이 달라지고 데이터채널이 강조되는 등 이동전화처럼 개인화된 서비스가 방송에도 가능해지는 만큼, (지상파DMB도) 일정부분 유료화해서 투자여력을 갖고 이를통해 방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DMB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함께, CDMA 이후 우리 경제를 먹여살릴 IT 신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방송위는 방송의 "공익" 문제를 다른 패러다임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ISDI 관계자는 "무료인 지상파방송이 산간 오지에서는 제대로 나오지 않아 해당 주민들이 케이블TV나 스카이라이프같은 유료방송에 가입해 지상파방송 화면을 보고 있는 게 현실"면서 "수도권 지역에서 조차 지상의 송신탑외에 별도 투자가 있어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지상파DMB의 특성을 감안하면 방송위가 일부 유료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위는 유료화나 재전송 허용 문제 뿐 아니라 DMB에 적합한 새로운 콘텐츠 내용 규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DMB처럼 개인화된 방송서비스가 전면화되면 성인 방송같은 공익과는 다른 개념의 콘텐츠들이 봇물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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