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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들과 짜릿한 만남…"이글루스 피플" 김혜진씨

아이뉴스24 |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 입력 2004.08.06 03:43

 




한국적인 블로그의 색채는 주황색에 가깝다. 국내 블로그는 다양한 정보에 곁들인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로 인간미가 물씬 풍겨 편안하게 느껴진데다가, 볼수록 따뜻함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동안 사라졌던 "이웃사촌"이란 말이 블로그에서 다시 등장할 정도다.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이웃집 대문이 아니라, 이웃 블로그의 링크를 통해 방문한다는 점이다. 블로그사이트 "이글루스"(www.egloos.com)의 김혜진씨는 다양한 문화코드를 지닌 블로그 이웃을 소개해준다. 블로그를 인간미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블로거들을 소개해주는 게 그의 몫이다. 이글루스의 홈페이지 초기화면 한 가운데를 차지하는 "이글루스 피플"이 바로 그녀를 위한 공간이다. 지난해 7월 16일 "외계병 전문의 Dr.Oroll"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만난 사람이 무려 91명에 달한다. 그녀는 100번째 손님을 맞이하는 내달께 뭔가 근사한 이벤트를 준비할 계획이다. "처음엔 한 주에 한 명씩 소개했었는데, 이 코너가 차츰 인기를 얻으면서 일주일에 두명으로 늘어났어요. 원고를 받아내는 작업이 결코 쉽진 않지만 그 사람을 알아낸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지요." 그는 블로그를 "그 사람을 보여주는 창"이라고 말하고 있다. 온라인 속에 또하나의 내가 블로그인 것이다.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시골 형사 박두만역을 맡은 송강호가 용의자의 눈을 통해서 범죄사실을 확인한다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는 블로그가 그 사람을 속속 들여다 보기보단, 그 사람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가족, 지연, 학연, 회사 등 각종 이해관계에 얽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네티즌들에게 블로그는 그의 솔직한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블로그가 오프라인보다 더 진지하고 사색적이라는 말을 꺼낸다. 김혜진씨는 블로그를 통해 사회의 소수자들이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올해 4월에는 "이글루스 피플"로 선정된 사람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빚게된 소동은 그에게는 값진 경험이었다. "올해 4월이었습니다. 현대 미술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블로그를 발견한 다음, 이글루스 피플로 괜찮겠냐고 연락을 했더니 그 분께서 선뜻 응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블로그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 분이 동성애자라는 걸 알게 됐지요. 이 문제에 대해 회사에서 한참 회의한 뒤에 동성애자의 블로그를 추천해줄 수 없다고 잠정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동성애자의 블로그는 블로그 사용자들의 평균적인 사고에 맞추다보니 적절치 않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블로거들간의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결국엔 이글루스 피플로 소개가 됐습니다. 이번 일은 제게도 소수자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알게 돼 기쁜 것도 이 일을 하게 된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 코너가 차츰 인기를 얻게 되면서 이글루스 피플은 블로그 스타가 되는 등용문이란 말이 빗대어 등장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글루스 피플은 어떻게 선정되는 걸까? 이글루스 피플은 블로거들이 소개하겠다고 신청하는 방식이 아니다. 주위 사람들의 추천하면 김혜진씨가 블로그를 둘러본 다음, 이글루스 피플로 선정한다. 김혜진씨는 "이글루스 피플로 선정되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 1개월 이상 블로깅하는 네티즌 중에서 좋은 내용, 특별하고 독특한 내용을 선보인 사람을 뽑는다"면서 "글속에서 좋은 사람의 느낌이 묻어나는 블로거들이 선정대상"이라며 애매모호한 선정기준을 밝혔다. 애매모호한 선정기준을 모두가 이해가도록 만들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몸으로 부딪치는 게 전부다. 수시로 모니터링을 통해 좋은 블로그들을 발굴하는 게 그 것. 그가 인터뷰를 제안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한 블로거들이 인터뷰를 거절해 이글루스 피플에 소개되지 않을 때 안타까워 했다. 김혜진씨는 "만나지 않고 e메일상으로 진행하지만 대답하기 쉬운 질문들이 아니다"면서 "마지막으로 그 동안 이글루스 피플의 인터뷰에 응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하단 말을 꼭 전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