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는 요즘 '지적재산권' 확보 전쟁중.."안전한 돈벌이만 찾는다" 비판도 있어

전성필 기자 2016. 1. 1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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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바일 게임업계는 유명 만화나 기존 인기 게임에 대한 지적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이용자에게 익숙한 캐릭터나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전한 성공 전술’로 통하는 IP 확보 경쟁이 업체들의 ‘벤처 정신’을 무디게 해 장기적으로 국내 게임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넥슨은 작년 말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의 비공개테스트(CBT)를 마쳤다. 이 게임은 삼국지 게임의 대표 개발사인 일본의 코에이(KOEI)로부터 ‘삼국지 조조전’ IP를 받아왔다. 넥슨은 PC 온라인 게임 흥행작 ‘던전앤파이터’, 레고 블록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도 개발 중이다.

넷마블게임즈도 ‘모두의 마블’에 미국 디즈니 캐릭터를 접목한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도 올 상반기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테스트를 진행한다.

게임업체들이 IP를 활용하는 것은 손쉽게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이다. 매일 신작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시장에서 ‘익숙함’과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이미 알고 있는 캐릭터가 나오면 한 번이라도 게임을 이용해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규 게임은 3~4년 공들여 개발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익숙한 IP를 활용한 게임은 어느정도 흥행이 보장된다.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IP 확보가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게임을 제작하더라도 흥행을 보장할 수 없어 성공했던 게임이나 만화의 IP를 활용하는 업체가 많아지고 있다”며 “IP를 활용하면 홍보,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업체들이 IP 확보 경쟁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IP 확보 경쟁이 업계에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새로운 캐릭터나 게임 장르 개발보다 IP 활용에만 치중해 자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이 고유의 게임들을 개발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흥행이 보장된 인기 게임, 만화 등의 IP를 확보하려고 경쟁하고 있다”며 “익숙함에 이끌려 이용자들이 게임을 시작하더라도 게임에 새로운 요소가 없으면 이용자들은 금방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IP에 지불하는 고액의 개런티는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IP를 활용할 경우 보통 계약금을 낸 뒤 흥행 성적에 따라 ‘러닝 개런티’를 추가로 지급한다. IP의 인지도에 따라 개런티 수준이 다르지만 보통 게임 매출액의 10% 수준이다. 디즈니나 레고와 같은 글로벌 IP의 개런티는 더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한 IP일수록 개런티 수준이 높아 장기적으로 업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업체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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