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딥러닝, 알고보니 힌튼 교수 제자와 동료들이 이끈다

정용창 기자 2015. 12. 29. 06: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요즘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딥 러닝(Deep Learning)을 활용한 인공지능이 화두다. 애플의 ‘시리’, 페이스북의 ‘페이스북M’, 구글의 ‘챗봇’ 등은 모두 딥 러닝을 활용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다.

인공 지능 시대를 연 딥 러닝은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68) 토론토대 교수의 연구에서 시작돼 얀 레쿤(Yann Lecun·55) 뉴욕대 교수와 앤드류 응(Andrew Ng·39) 스탠포드대 교수로 이어졌다. 차세대 인공지능 연구가들도 세 사람의 제자와 동료로 얽혀 있다.

흥미로운 점은 학문의 뿌리가 같은 이들이 서로 다른 기업에 영입돼 인공 지능 대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힌튼 교수는 구글, 레쿤 교수는 페이스북, 응 교수는 중국의 바이두에서 인공 지능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 ‘구루’는 제프리 힌튼...제자까지 가세해 파워 인맥으로

제프리 힌튼(사진) 토론토대 교수는 ‘딥 러닝’이라는 개념을 처음 고안해 내 인공지능 분야의 ‘구루’로 불린다. 딥 러닝은 수십 개 층으로 이뤄진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한 '심층신경망(DNN·Deep Neural Network)'에 바탕을 두고 있다. 수십 개 층을 거치면서 보다 사물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인공신경망의 개념은 1980년대 등장했지만, 학계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가 힌튼 교수와 동료들이 공동연구에 앞장 서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는 90년대 후반에는 영국 런던대에서 뇌 생리학자들과 개츠비 연구그룹을 조직했고, 2004년에는 토론토대에서 NCAP(Neural Computation and Adaptive Perception) 프로그램을 만들어 컴퓨터 과학자, 생물학자, 물리학자, 뇌과학자 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이 모임에는 현재 얀 레쿤 뉴욕대 교수와 앤드류 응 스탠포드대 교수도 참여했다.

힌튼 교수는 지난 2013년 자신이 세운 머신러닝 업체 ‘DNN리서치’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구글 인공지능 연구에 합류했다. 구글은 이후 구글 나우의 음성 인식, 유튜브 콘텐츠 추천 등 다양한 영역에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구글은 이용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 메신저 ‘챗봇’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힌튼 교수의 제자들도 IT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4년 구글이 인수한 머신러닝 업체 '딥마인드'는 힌튼 교수의 제자들이 참여한 스타트업이다.

창업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힌튼 교수의 제자는 아니지만 힌튼 교수와 함께 뇌 생리학을 연구했던 칼 프리스턴 런던대 교수 밑에서 공부했다. 현재 하사비스는 힌튼 교수와 함께 구글 인공지능 연구를 이끌고 있다.

한때 인공지능을 ‘악마’라고 표현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도 ‘착한 인공지능’을 목표로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 AI’를 세웠다. 이 연구소에도 힌튼 교수의 제자가 있다.

오픈 AI의 초대 연구소장인 일리야 수츠케버는 DNN리서치의 공동 창업자로 DNN리서치가 구글에 인수된 후 3년간 구글 연구원으로 일했다. 토론토 대학 재학 시절에는 힌튼 교수와 함께 인공지능이 100만장의 사진을 보고 무슨 사진인지 맞추는 이미지넷 대회에서 15%의 오차율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 얀 레쿤, 얼굴 인식 기술의 대가

지난 2013년 페이스북 인공지능연구소 총괄로 취임한 얀 레쿤(사진) 뉴욕대 교수도 힌튼 교수와 인연이 있다. 프랑스 마리 퀴리 대학을 졸업한 레쿤 교수는 박사 후 과정을 힌튼 교수의 연구실에서 밟았다.

레쿤 교수의 전공인 이미지 처리 기술의 기초도 힌튼 교수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던 시절 완성됐다. 2003년 뉴욕대 교수가 되기 전까지는 벨 연구소에서 이미지 처리 연구에 주력했다. 이 시기에는 도서 스캔이나 특허 도면을 파일로 만들 때 많이 사용되는 Djvu(데자뷰) 포맷을 개발하는 등 실용 연구에 주력했다.

레쿤 교수는 인공지능과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결합한 필기체 인식 기술 ‘르네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내 수표 10%를 처리할 정도로 널리 쓰였다.

레쿤 교수는 페이스북에 합류한 뒤, 전공인 이미지 인식 기술을 살려 2014년 ‘딥 페이스’를 발표했다. 딥페이스는 페이스북의 얼굴인식 기술로 사진에 찍힌 얼굴에 67개의 점을 찍어 사진을 분할한 뒤, 나뉜 조각을 3차원으로 변환해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낸다. 딥 페이스의 얼굴 인식률은 사람과 비슷한 97% 수준에 도달했다.

◆ 바이두에 영입된 앤드류 응

앤드류 응(사진) 스탠포드대 교수는 힌튼 교수에 앞서 구글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응 교수는 빅데이터 분야에서 손꼽히는 교수 중에서 젊은 축에 속한다. 응 교수의 은사인 마이클 조던 교수가 힌튼 교수의 동료인 데이비드 럼멜 교수 밑에서 공부했다.

힌튼 교수가 있는 토론토대에서 학부 과정을 마친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 AI 연구소장은 응 교수와 함께 박사 후 과정 연구를 진행했다.

응 교수는 지난 2011년 구글 내부에 프로젝트 팀을 꾸려 구글 플러스의 사진 분류 기술과 구글 나우의 음성인식 기술을 연구했다. 응 교수가 이끄는 그룹은 2012년 1만6000개 컴퓨터 프로세서를 적용한 자율학습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유튜브 안에 있는 1000만개의 이미지 중 고양이 사진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중국 포털 업체 바이두는 지난해 응 교수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바이두 인공지능 연구소 수석 연구원으로 영입했다. 현재 응 교수는 바이두의 무인차 기술, 음성인식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