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없는 소방차 나온다.. 소리 소화기 탄생"

CBS 박재홍의 뉴스쇼 2015. 7. 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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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

이제 물 없이 불을 끄는 시대가 올지 모르겠습니다.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이 소리로 불을 끄는 ‘소리 바람 소화기’ 발명에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소화기의 하얀 분말가루 대신에 소화기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서 소리로 불을 제압해 불을 끈다는 얘기입니다. 무슨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얘기인데 ‘소리 바람 소화기’를 개발한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의 배명진 교수님을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배명진>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소리 바람 소화기’를 발명해서 시연에 성공하셨다고요?

◆ 배명진>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정말 소리로 불이 꺼지던가요?

◆ 배명진> 네, 소리가 불에 접촉이 되면 불 기체 분자를 흔들게 되고요. 그러면 공명이 일어나면서 불이 흔들리고, 불막이 연해지면서 온도가 낮아지고 또 산소가 차단되면서 불이 꺼지는 원리입니다.

◇ 박재홍> 소리로 불을 끌 수 있다? 굉장히 신기하네요.

◆ 배명진> 네, 크기가 한 30cm, 폭도 30cm 정도 되는 스피커 통 같은 걸로 만들었는데요. 발전기라든가 증폭기를 넣어서 만든 것입니다.

◇ 박재홍> 저주파로 불이 꺼진다고 하는데, 이 소리가 사람 귀에도 들리는 건가요?

◆ 배명진> 지금까지는 미 국방고등연구소가 제트 엔진 정도의 아주 큰 소음을, 불에다가 쏴주면 소화가 된다는 것이 2012년도 7월의 보고였거든요. 그걸 근거로 해서 올 3월에 미국 조지 메이슨 대학에 있는 대학생들이 휴대용으로 소화기를 만들었는데요. 그땐 한 9kg 정도로 아주 무거운 크기였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럼 소리가 불을 끌 수 있는 양은 어느 정도입니까? 작은 불만 끌 수 있는 겁니까? 큰 화재 같은 것도 진압할 수 있는 겁니까?

◆ 배명진> 이번에 개발한 것은 초기 개발품이기 때문에요. 초기 화재를 진압하는 정도고요. 어제 저희들이 시연을 했을 때 한 70cm 직경의 세숫대야에다가 시너를 부어서 불을 확 지핀 다음에, 소화기를 갖다 대서 불을 껐는데요. 한 1초도 안 돼서 불이 팍 꺼졌어요. 한 10여 차례 성공했습니다.

◇ 박재홍> 재미있네요. 이름은, '소리 바람 소화'’이고, 생긴 건 어떻게 생겼습니까?

◆ 배명진> 미국 조지 메이슨 대학의 학생들이 3월에 만들었던 건, 그냥 소리 소화기였는데요. 소리 소화기는 옆으로 소리가 사방팔방으로 퍼져버리기 때문에 효율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금번에 저희들이 개선한 것은 스피커 앞에다가 볼록 렌즈 같은 것을 붙였어요. 소리도 파동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붙이면 소리가 집속이 되거든요. 그래서 작은 파워와 작은 앰프를 가지고도 가능하게 됩니다. 그래서 불에다 접촉시켜주면, 소리가 70dB, 75dB밖에 안 되더라도 소리가 불에만 닿기 때문에 불이 아주 효율적으로 꺼질 수가 있죠.

◇ 박재홍> 70dB이면 어느 정도 소리인가요? 사람이 옆에서 대화 할 수 있는 소리인가요? 아니면 더 시끄럽나요?

◆ 배명진> 옆에서 들으면 우리가 한 1m 거리에서 큰 소리로 대화할 때 나오는 소리죠. 그 정도 밖에 안 들리고요. 기존의 방법은 그냥 소리를 들려주다보니까 효율이 별로 없었어요. 100와트를 발사하더라도 주변이 시끄럽기만 하고, 나오는 소리의 한 10분의 1밖에 불 끄는데 못 썼거든요. 그런데 저희들이 '소리 렌즈'를 만들어서 집속을 시킴으로써, 한 10배 정도의 효율을 갖게 됐고, 그러다보니 배터리도 작아지고 앰프도 작게 할 수 있어서 크기가 아주 작은 실용적인 소화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핸디형 소리바람소화기 시연 (사진=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제공)
◇ 박재홍> 요즘 건물에 보면 천장에 불을 끄는 스프링클러가 있지 않습니까? 불이나 연기가 나면 자동으로 작동되는데요. 그런데도 활용 될 수 있을까요?

◆ 배명진> 네. 또 그런 것뿐만 아니고요. 각 가정에 전기만 있으면 충전시켜놨다가 필요하면 바로 급하게 초기 화재를 진압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간편하다는 거죠. 사무실이에 휴지통 있잖아요. 휴지통 크기 정도니까 옆에 세워놨다가 초기에 화재가 나면 그것을 들고 스위치만 누르면 금방 끌 수 있는거죠.

또 스프링클러처럼 건물에 장착을 해 놓으면, 자동적으로 화재진압이 될 수 도 있고요. 또 미국 대학생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것을 드론에다가 붙여서 산불화재 진압에다도 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높은 거리에서 불이 난 곳에 소리를 포커싱해서 끌 수도 있으니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소방차가 큰 이유도 물을 많이 실어서 큰 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 '소리바람 소화기'가 진짜 개발 잘 되면 소방차도 작아질 수 있겠네요?

◆ 배명진> 그렇죠. 조그만 미니 트럭에다가 소방차라고 표시해서 다닐 수도 있겠네요.

◇ 박재홍> 그렇군요. '소리 바람 소화기' 얘기를 들어보니까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보완해야 할 점은 뭐가 있을까요? 상용화가 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요.

◆ 배명진> 그렇죠. 저희들은 발명을 한 거고요. 현장에서 쓰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어려움을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실제 실무에 있는 사람들과 양산해내는 기술자들, 그리고 저희들의 지식이 접목이 돼서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분말소화기 같은 경우는 굳으면 잘 못 쓰지만 이 소리 소화기 같은 경우에는 그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많이 도움이 되겠네요.

◆ 배명진> 전혀 없습니다. 또, 이 소리바람 소화기는 일반적으로 휴대전화 스위치 누르듯이 켜기만 하면 돼요. 분말소화기는 실험해 보려고 해도 가루가 나오기 때문에 실험도 못하잖아요. 그런데 이것은 스위치만 한 번 켜보면 소리가 나오니까 '아, 이게 돌아 가는구나' 구분할 수도 있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소리 바람 소화기' 재미있기도 하고, 또 잘 개발되면 유용한 부분이 많겠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배명진> 고맙습니다.

◇ 박재홍> 숭실대학교 배명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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