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까지 닿은 '인류의 눈'..우주 탐사 새 지평 열었다

2015. 7. 1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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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선 뉴호라이즌 명왕성 통과..과학자들 '태양계 생성 단서 찾을것' 기대

탐사선 뉴호라이즌 명왕성 통과…과학자들 '태양계 생성 단서 찾을것' 기대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9년 6개월간의 고독한 여정 끝에 뉴호라이즌스라는 이름을 받은 인류의 눈이 마침내 명왕성에 닿았다.

지구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분쟁과 테러가 이어지고, 화산과 지진이 대자연의 위력을 과시하는 동안 쉼없이 암흑의 공간을 날아간 결과이면서, 인류 우주 탐사 역사를 새 시대로 이끈 성과다.

◇사실상 명왕성 '직행' = 뉴호라이즌스는 14일 오전 7시 49분 57초(한국시간 오후 8시 49분 57초)에 명왕성으로부터 가장 근접한 약 1만2천550㎞ 거리까지 접근한 뒤 명왕성 중력권을 벗어나고 있다.

약 2년4개월의 제작 과정을 거쳐 2006년 1월 19일(이하 현지시간) 발사된 이 탐사선은 지름 약 2.1m의 접시 모양 안테나에 폭 0.76m의 본체가 연결된 모양의 소형 승용차 정도 크기다.

공교롭게도 뉴호라이즌스가 발사된 해에 명왕성은 태양계 소속 행성의 지위를 잃었다. 국제천문연맹(IAU)이 2006년 8월 행성에 대한 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다.

앞서 태양계 바깥쪽으로 무한의 여행을 떠난 네 대의 우주 탐사선들과 달리 뉴호라이즌스는 사실상 명왕성을 목표로 삼아 발사됐다.

2007년 2월 뉴호라이즌스는 목성 중력권에서 궤도를 수정했지만, 이는 목성을 탐사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 목성의 중력을 고무줄처럼 활용해 더 먼 거리를 날아가기 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방사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라는 동력원을 갖고 있었지만, 절반가량은 목성을 거치면서 가속하는 데 쓰였다.

따라서 뉴호라이즌스는 목성을 지나면서 동력을 아끼려고 최대한 전력 사용을 차단하는 일종의 '동면' 상태에 들어갔고, 지구와의 교신도 중단됐다.

1930년 명왕성을 발견한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의 유해와 미국 우표, 발사 장소인 플로리다 주와 관제 장소인 메릴랜드 주의 이름이 담긴 미국 동전들도 탐사선과 함께 절대 영도의 침묵 속으로 잠겼다.

이에 따라 때로는 관제를 맡은 과학자들이 뉴호라이즌스의 위치를 놓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뉴호라이즌스는 지난해 12월 '동면' 상태에서 성공적으로 깨어난 뒤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명왕성 탐사를 시작했다.

뉴호라이즌스가 초속 약 14㎞로 명왕성에 접근하면서 촬영한 사진들은 허블 망원경을 비롯해 아무리 성능이 좋은 망원경이라도 가까이 접근해 관측한 정보보다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지금까지의 관측 결과보다 명왕성의 실제 지름이 약 80㎞ 더 컸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뉴호라이즌스에는 고해상도 망원카메라 'LORRI', 가시광선·적외선 분광기 '랄프'(Rahph), 태양풍 측정장비 'SWAP'를 비롯한 7종류의 관측 장비가 탑재돼 있다.

◇명왕성 다음은…카이퍼 벨트, 그리고 깊은 우주 = 명왕성 최근접점을 통과한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의 그림자가 생기는 공간과 명왕성의 최대 위성 카론의 그림자가 생기는 공간을 차례로 거치며 명왕성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게 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명왕성 표면을 관측한 자료의 가치에 대해 지구상에서 약 1억 년 전에 생긴 화석을 찾아 관측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어 뉴호라이즌스가 지구 주위를 1시간 이내에 돌 수 있는 빠른 속도로 명왕성의 중력권을 통과하면 뉴호라이즌스의 앞에는 '카이퍼 벨트'(Kuiper Belt)라는 새로운 미지의 영역이 펼쳐진다.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를 비롯해 뉴호라이즌스보다 앞서 발사된 탐사선들은 이 지역을 거치지 않았다. 얼음과 파편들로 구성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NASA는 뉴호라이즌스가 카이퍼 벨트의 파편과 충돌할 확률을 현재 약 1만분의 1 정도로 계산하고 있지만, 이는 사격이 진행 중인 사격장 안으로 뛰어드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모험으로 여겨진다.

행성의 자리에서 밀려난 명왕성은 현재 카이퍼 벨트를 구성하는 가장 큰 천체다.

과학자들이 카이퍼 벨트 탐사에 비중을 두는 이유는 이곳에 있는 얼음과 파편을 관측해 태양계 생성 과정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카이퍼 벨트의 얼음과 파편들 중에는 다른 행성이 생기는 과정에서 밀려난 물질이 섞여 있을 수도 있고, 태양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행성에 섞여 들어가지 못한 물질이 있을 수 있다.

현재 뉴호라이즌스에는 앞으로 몇 년 정도 더 관측 장비를 사용하고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을 정도의 동력이 남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ASA는 물론 미국의 우주과학자들은 뉴호라이즌스를 활용한 연구에 연구비가 배정돼서 카이퍼 벨트에 대한 정보 수집에 나서는 것은 물론, 그보다 더 멀고 깊은 우주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뉴호라이즌스를 사용하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1970년대에 발사된 보이저 1호나 보이저 2호와는 훨씬 성능이 좋은 관측 장비와 교신 장비가 뉴호라이즌스에 실려 있기 때문이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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