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수혈'? 효과 사실이네
생후 2개월 된 어린 쥐와 22개월 된 늙은 쥐의 혈관을 연결해 늙은 쥐의 혈관에 어린 쥐의 피가 통과하게 하자 늙은 쥐의 손상된 근육과 뇌가 회복됐다. 사이언스 제공 |
지난해 에이미 웨이거 미국 하버드대 교수팀은 생후 2개월 된 어린 쥐와 생후 22개월 된 늙은 쥐의 혈관을 서로 이어 피를 공유하도록 했다. 어린 쥐의 심장에서 출발한 피가 늙은 쥐의 몸속을 돈 뒤 다시 어린 쥐의 심장에 돌아오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늙은 쥐에서 망가진 근육은 물론이고 노화로 훼손된 뇌가 회복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생후 2개월 쥐는 사람으로 따지면 6∼10세 어린이, 22개월 쥐는 70∼80세 노인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젊은 쥐의 피 속에는 풍부하지만 늙은 쥐에는 없는 단백질 ‘GDF11’ 덕분이라고 추정했다. 웨이거 교수는 “심장에서만 작용하는 줄 알았던 단백질이 신체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지난해 말 저명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성과’에 선정됐다.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환아(患兒)를 위한 병원’의 벤저민 앨먼 박사팀은 생후 4개월 된 젊은 쥐의 골수를 20개월 된 쥐에게 이식하자 부러진 뼈가 잘 붙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9일자에 발표했다. 앨먼 박사는 “이식한 골수에서 생성된 젊은 피가 뼈를 복구하는 데 필요한 신호전달 체계를 도와 회복 속도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젊은 피의 강력한 효과는 또 있다. 2009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은 채혈한 지 9일이 안 된 젊은 피가 전립샘암과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결과를 미국마취학회에서 발행하는 ‘마취학(Anesthesi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립샘암과 대장암 환자의 경우 피를 제공한 사람의 연령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를 주도한 샴가르 벤엘리야후 교수는 “젊은 피에 있는 건강한 적혈구가 예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채혈한 지 오래되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젊은 시절 자신의 피를 미리 채혈해 두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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