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선정 혁신 기술 ④프로젝트 룬

테크 2015. 4. 1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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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접속 어려운 지역에 헬륨 기구 띄워 네트워크 제공

[머니투데이 테크M 편집부 ] [편집자주] 혁신적 기술이라고 해서 모두 같지는 않다. 당장 사용할 수 있게 개발되는 기술도 있고, 나중에 등장할 혁신의 기반이 되는 기술도 있다. 후자라면 그 혁신이 언제 일어날지 예상해야 한다.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선정한, 앞으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10대 기술을 소개한다.

[인터넷 접속 어려운 지역에 헬륨 기구 띄워 네트워크 제공]

④프로젝트 룬

구글이 조만간 휴대전화 기지국의 범위 밖에 있는 여러 지역에 헬륨 기구를 보내면 수십억 명이 최초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 :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지역의 상공에서 신호를 보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정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기술

·의의 :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43억 명에게 교육 및 경제적 기회를 부여한다.

·키플레이어 - 구글

- 페이스북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인근 모펫 연방비행장의 2번 격납고 꼭대기에 가려면 먼지 낀 나무 사다리를 170계단이나 올라야 한다. 어둡고 드넓은 이 격납고는 미국이 기술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 2차대전 동안 비행선을 보관하던 곳으로, 1942년에 지어졌다. 기둥 꼭대기 전망대는 미국의 최근 기술우위 부활의 일환이자 구글이 준비 중인 이 프로젝트의 기괴함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하얗고 커다란 늙은 호박처럼 보이는 직경 15m의 기구 한 쌍을 정비하고 있는 구글 직원들이 난쟁이 같이 작게 보인다. 구글은 헬륨으로 부상하는 이 같은 기구 수백 기를 공중에 띄웠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남반구 성층권에 민간 항공기 비행 고도의 약 두 배가 넘는 20㎞ 높이에 이러한 기구 24기가 비행 중이다. 각 기구에는 태양전지로 작동하는 전자기기로 가득 찬 박스 모양의 곤돌라가 달려 있다. 이 장치는 지상의 통신 네트워크에 무선으로 연결돼 휴대전화용 인터넷 신호를 스마트폰 등에 쏜다. 이것은 '프로젝트 룬'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풍선(balloon)과 미친 사람(loon)에서 따온 이름이다.

구글은 이 기구들이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는 세계 인구 60%에게 광범위한 경제·사회적 이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43억 인구의 대부분은 통신회사들이 기지국이나 기타 기반설비를 설치할 경제성을 찾지 못한 농촌 지역에 살고 있다. 3년 간의 연구와 300만㎞가 넘는 비행거리 끝에 구글은 룬 기구가 출동할 준비가 거의 됐다고 말한다.

상장 대기업이 전 세계의 빈곤층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기반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세계를 돕고 싶다는 공식 발표 외에도 인터넷 사업이 광고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구글이 프로젝트 룬에 장기적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인터넷 시장에서 신규고객을 발굴하기는 어렵다. 수십 억 명이 추가로 인터넷에 접속한다면 광고 타기팅을 위한 새로운 사용자와 개인 데이터의 소중한 공급원이 제공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프로젝트 룬은 향후 경쟁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자체 공중 인터넷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한 태양전지 드론 생산업체를 인수했다.

구글의 세계적 사회혁신 프로젝트는 이보다 훨씬 멀리 내다보고 있다. 주요 통신사와의 공동시험을 통해 구글의 기구들은 브라질,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 일부 고립지역의 주민들에게 고속인터넷 연결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프로젝트 룬의 책임자 마이크 캐시디 부사장은 구글이 시중에 내놓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저렴하고 안정성이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렸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 말까지 남반구 여러 지역에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충분한 수의 기구를 상공에 띄우려고 한다. 이어 상업적 활용이 이루어질 것이다. 구글은 통신회사들이 자사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이 기구들에 대한 사용권을 임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후에는 아직도 인터넷에 접근이 불가능한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기구 혁명

'무해한 과학실험' 이는 베일에 싸인 구글X 연구소가 2012년에 캘리포니아주의 센트럴밸리 상공에 띄운 기구의 박스에 전화번호, 안전한 반납 시의 보상약정과 함께 적혀 있었던 문구다. 박스 안에는 개조된 사무용 와이파이 라우터가 탑재돼 있었다. 기구들은 패션업계에서 고용한 두 명의 재봉사가 잡화상에서 구입한 재료로 제작했다.

현재 프로젝트 룬은 과학 프로젝트라는 성격이 많이 줄어들었다. 2013년 구글은 기구생산업체 레이븐에어로스타와 합작을 시작했다. 레이븐에어로스타는 기구를 위한 팽창식 공기주머니를 만들기 위해 기존 공장을 확장하고 새로운 공장까지 건설했다. 그 해 6월 구글은 프로젝트의 존재를 처음 공개했고 룬 기구들이 뉴질랜드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 첫 소규모 시험운영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프로젝트 룬은 기능은 제대로 발휘하지만 다루기 힘든 시제품을 즉시 투입 가능한 기술로 발전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룬의 책임자들은 기구를 기존 무선네트워크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전용 무선주파수를 구매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구글 CEO 래리 페이지는 이 계획을 거부하면서 기구를 무선 통신업체에 임대해 이들이 이미 소유한 주파수를 활용하고 지상에는 안테나를 설치해 자사 네트워크에 기구를 연결하기로 했다. 이 결정으로 구글은 주파수 사용권 수십억 달러를 절감했고 잠재적 경쟁사를 협력사로 바꿀 수 있었다. 캐시디 부사장은 "우리가 협의한 거의 모든 통신사가 참여를 원했다"고 말한다.

구글은 성층권용 기구에 대한 개선도 이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추진 장치 없이 수천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기구를 정밀하게 조종하는 방법이었다. 기상관측 기구나 첩보용 비행체만 이용하는 성층권은 구름, 폭풍우, 민간 항공기보다 고도가 높아 안전한 지대다. 하지만 바람이 시속 300㎞를 넘을 정도로 세다. 안정적인 무선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어느 지점에서나 40㎞ 이내에 기구가 항시 떠있어야 한다.

구글은 이러한 비행 문제를 컴퓨터 문제로 전환해 해결했다. 바람은 성층권의 각 층에 따라 여러 방향에서 각기 다른 속도로 분다. 룬 기구는 고도를 변경해 이를 이용한다. 주 기구 내에 있는 작은 기구가 팽창 또는 수축하면 구글이 원하는 곳으로 기구를 보낼 바람을 찾아 상승 또는 하강할 수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의 바람 예측자료를 성층권 기류 모형에 통합하는 구글 소프트웨어가 이 과정을 제어한다. 룬 프로젝트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조안 마테는 '바람의 미로 속에서 길을 찾자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어느 지역이든 최소한 기구 한 기가 항시 떠 있도록 기구들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의 초기 버전은 룬 기구에 하루에 한 번 새로운 명령을 보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에서 띄운 기구는 육지 상공을 비행한 후 그 지역 바람에 밀려 동쪽으로 이동해 태평양 상공을 비행한다. 이후에는 기구가 가장 빠른 바람을 타고 9000㎞를 비행해 칠레에 닿게 한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기구를 의도한 목표지점에서 수백 킬로미터 이내에만 도달시킬 수 있다. 뉴질랜드 등지에서의 인터넷 서비스 시험을 위해 구글은 해당 상공에 떠 있도록 인근에 룬 기구들을 띄워 놓는 속임수를 쓸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구글은 기구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선해 최고 15분마다 새로운 명령을 전달하도록 했다. 현재는 대륙간 이동 시에도 놀라운 정확도로 조종이 가능하다. 올해 초에는 한 기구가 1만㎞를 이동해 목표한 기지국에서 500m 이내에 도달한 바 있다.

구글은 기구가 성층권에서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견고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안했다. 상공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네트워크 운영비용은 절감된다. 반면 무게를 고려하면 기구의 공기주머니가 파손되기 더 쉬워진다. 무거운 쓰레기 봉투 느낌의 폴리에틸렌 합성수지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손가락으로도 쉽게 구멍을 뚫을 수 있고 공장에서 길 잃은 모래 알갱이 하나로도 아주 작은 구멍이 만들어져 2주 이내에 기구가 지상으로 다시 내려올 수 있다.

가능한 모든 원인을 끈질기게 추적해 이러한 누출을 방지하는 것이 프로젝트 룬 내부 특수팀의 임무다. 특수팀 연구원들은 성층권에서 기구를 회수하고 지상에서 폭발할 때까지 공기를 주입한 기구를 찍은 영상을 면밀히 검토한 후, 헬륨을 감지해 미세한 구멍을 찾아내는 '누출 탐지기'를 개발했다.

덕분에 기구의 공기주머니 설계가 변경됐고, 생산과정에서 기구를 밟을 수밖에 없는 공장 작업자들은 더 부드러운 양말을 신도록 했다. 일부 생산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해 새 기계도 도입했다. 애플의 생산부서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프로젝트 룬의 제조를 총괄하는 마헤시 크리슈나스와미는 전체적으로 볼 때 구글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기구 생산업계에 대대적인 혁신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이러한 혁신은 성과로 이어졌다. 크리슈나스와미에 따르면 2013년 여름에 룬 기구는 착륙시키기까지 불과 8일을 비행했다고 한다. 현재 비행시간은 평균 100일이며, 기구 대부분은 이보다 비행시간이 길다. 몇몇은 최대 130일까지 비행한다.

구글은 룬 기구의 탑재물과 전자기기 디자인에도 많은 개선을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예를 들면 기구들이 공중망을 따라 데이터를 전송해 지상 기지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을 연결할 수 있도록 기구 간 무선 또는 레이저 통신 방식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캐시디 부사장은 프로젝트 룬의 기술이 성층권 인터넷 서비스를 전 지구적 규모로 시험할 수 있는 수준에 왔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 남반구를 두르는 얇은 띠 모양의 구역에서 '연속에 가까운' 서비스 품질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구역은 대부분 해상에 해당하지만 상공을 도는 기구 100기 이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하루의 90%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기구 한 기 이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긍정적 신호

브라질 북동부 농촌지역 학교의 실바나 페레이라 교장은 "불과 몇 분간이었지만 훌륭했다"고 말한다. 그는 보이지 않는 높은 상공에 비행 중인 룬 기구 덕분에 자신의 학교 학생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던 지난 여름의 특별한 지리수업을 떠올린다. 이 지역에는 인터넷 서비스가 없지만 그날은 위키피디아와 온라인 지도를 이용해 포르투갈에 대해 알찬 수업을 할 수 있었다. 페레이라 교장은 "학생들의 참여도가 얼마나 높았던지, 호기심을 만족시키려면 정규수업 45분이 모자랐다"고 말한다.

그가 있는 학교는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에서 불과 100㎞ 떨어져 있지만 너무 가난하고 인구밀도가 낮아 브라질의 통신회사들이 인터넷 시설에 투자할 수 없는 지역이다. 구글의 목표는 이러한 조건을 혁신하는 것이다. 캐시디 부사장은 하루 100달러로 룬 기구 하나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며 기구 한 기로 동시에 1000개의 인터넷 회선을 서비스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구글은 아직 전체 비용규모나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원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캐시디 부사장은 그가 만든 기구들이 드론(구글과 페이스북이 공동 진행 중)이나 인공위성(스페이스X의 CEO 엘론 머스크가 추진 중)이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프로젝트들은 룬 프로젝트만큼 진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드론을 생산·운영하고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캐시디 부사장은 "기구는 오랫동안 비용 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한다. (구글은 드론 외에 다양한 위험분산 전략을 추진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와 합작해 스페이스X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세계 43억 인구가 인터넷에 접속 못하는 것은 기술의 문제만은 아니다. 방갈로르의 싱크탱크 '인터넷과 사회를 위한 센터'의 수닐 아브라함 사무총장은 인도의 경우 통신회사들이 부유한 지역과 함께 빈곤지역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정부가 그 동안 이를 집행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브라함 사무총장은 구글 등 서구의 인터넷 회사들이 지난 몇 년 간 개발도상국에서 보인 행태에 비춰 프로젝트 룬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서구의 회사들은 인도 등지의 통신회사들과 계약을 맺어 자사 홈페이지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현지 경쟁업체들을 불리하게 만들었다. 그는 "자금 많고 기술이 있는 회사는 누구든지 환영한다"면서도 "모든 정부가 정돈되지 않은 법규들을 개정해 구글과 그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프로젝트 룬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공익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들은 룬 기구의 특이한 기술만큼이나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의지로부터 힘을 얻는 것 같다. 캐시디 부사장의 목소리는 인터넷을 이용한 지리수업 동안 페레이라 교장의 학생들이 보여준 즐거운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떨린다. 그는 '이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글 톰 시모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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