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창업자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방윤영 기자 2015. 2. 2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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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창업자가 항상 추구해야 할 것은 독점이지 경쟁이 아니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은 24일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더 나은 미래 제로 투 원(Zero to One)이 돼라'는 주제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독점이란 단어가 부정적인 인상을 주지만 기업이 성공하려면 시장을 독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공적인 기업은 모두 독점기업"이라며 "누구도 모방하지 않고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기업이 돼야 성공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독점기업으로 구글을 들었다. 구글은 '페이지 랭크'라는 전혀 새로운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해 검색 시장을 장악했다. 구글에 필적할 만한 검색 엔진 서비스를 내놓은 기업은 아직까지 없다.

틸은 독점하기 위해서는 '경쟁 중독'을 견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경쟁에서 뒤쳐진 사람은 패자라고 생각하지, 경쟁에 중독된 사람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는 영화배우 지망자가 매년 2만명이 몰린다.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과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걸 모를까? 여기서 살아남는다는 건 미친 짓이라는 걸 왜 모를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그런데 사람들은 오히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데 대해 안심하고 오히려 유망한 분야인 것으로 착각한다"고 설명했다. 경쟁할 필요가 없는 아이디어,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경쟁 속에 빠지지 않으려면 트렌드를 따라가지 말라고 틸은 조언했다. 그는 "트렌드라고 언급되는 분야에 휩쓸려선 안 된다"며 "유행을 따라가면 독점할 수 없다. 남들이 하는 것을 복제해 경쟁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너무 큰 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도 독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수조 달러 시장에 진입하려 하는 등 너무 큰 시장을 추구하다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며 시장 규모가 큰 태양열 에너지 사업을 예로 들면 중국 제조업체, 풍력 업체 등 경쟁자가 도처에 깔려있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올리는 게 독점하는 데 유리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하버드 대학생'이란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 현재 전세계 13억명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SNS로 성장했다.

틸은 글로벌 전자결제 시스템의 원조 격인 페이팔을 창업한 후 2002년 이베이에 매각했다. 이후 빅데이터 회사 팰런티어 테크놀로지를 세워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링크트인, 옐프, 스페이스X 등 기술 창업기업에 투자자로 참여했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창업가 그룹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리기도 한다.

방윤영 기자 b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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