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컴퓨터, 튜링테스트 사상 첫 통과

임민철 기자 2014. 6. 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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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AI)을 판별하는 기준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첫 공식 사례가 영국 레딩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에서 소개돼 화제를 낳고 있다. 인간 행세를 하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미래 사회에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튜링테스트는 AI가 인간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 판별하는 기준으로 통한다. 인간과 대화 중인 AI를 제3자인 인간이 가려낼 수 없다면, 그 AI를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게 핵심이다. 영국 전산학자 앨런 튜링(1912~1954)이 1950년 학술지 '마인드'에 게재한 논문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8일(현지시각) 레딩대는 지난 7일 런던 왕립학회가 주최한 '튜링테스트2014' 현장에서 '유진 구스트만'이란 이름의 슈퍼컴퓨터가 처음으로 65살된 튜링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 행사는 튜링의 60주기를 기념해 열렸다.

레딩대는 "어떤 컴퓨터가 진짜 인간과 5분동안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이를 지켜본 이들 가운데 30% 이상의 사람이 그를 인간으로 착각한다면 그 컴퓨터가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라며 "이전까지는 그만큼의 수준에 도달한 컴퓨터가 없었는데, 유진은 판정자 33%에게 인간으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유진 구스트만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발된 컴퓨터프로그램으로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에 거주하는 13살짜리 남자아이 행세를 하도록 만들어졌다. 개발팀은 러시아 출생이며 미국에 거주중인 블라디미르 베셀로프, 우크라이나 출생으로 러시아에 살고 있는 유진 뎀첸코, 2명이다.

이가운데 유진 구스트만의 창조자인 블라디미르 베셀로프는 "올해 우리는 '다이얼로그컨트롤러'를 개선해 대답밖에 할 줄 모르는 (다른 AI) 프로그램에 비해 한층 인간과 같은 대화를 실현했다"며 "우리는 '대화 논리' 부분을 계속 개선하는 작업을 통해 향후 유진을 더 영리하게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인간인 것처럼 사람을 속일 수 있는 컴퓨터의 등장에 대해 외신들의 시각은 분분하다. 점진적인 기술 발전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는 평가가 있는가하면, 이런 컴퓨팅 기술을 악용해 미래에 다양한 사이버 범죄가 등장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날 미국 지디넷은 "유진 구스트만의 성공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구스트만은 2001년, 2005년, 2008년 로브너상 테스트에서 입상한 전례가 있고, 앨런 튜링의 탄생 100주년이었던 지난 2012년 블레츨리 파크에서 튜링테스트 행사가 열렸을 때 판정을 맡았던 25명 가운데 29%를 속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튜링테스트를 처음으로 통과한 컴퓨터가 AI 분야의 이정표를 세웠지만 학계에선 위험한 미래를 경고했다"고 보도하며 레딩대 객원교수이자 코벤트리대학교 연구 부총장인 케빈 워윅의 발언을 전했다.

인용된 워윅의 발언은 "이 프로그램의 성공은 미래 컴퓨팅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간을 속여서 누군가 다른 사람 또는 뭔가(인간이 아닌 것)를 우리가 믿는 사람으로 생각하도록 만드는 컴퓨터를 갖게 된다는 건 사이버범죄와 관련된 경종을 울리는 사안"이라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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