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하고 택배 배달도 한다, 사람 대신 로봇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사이트(www.forbes.com/sites/narrativescience)를 방문하면, 로봇이 쓴 기사를 읽을 수 있다. 대부분 숫자를 바탕으로 한 문장력과는 거리가 먼 증시 관련 기사지만, 비문(非文)은 없다.
이 '로봇 기자'는 2010년 창업한 미국의 벤처기업 '내러티브 사이언스(Narrative Science)'가 만든 '퀼(Quill)'이다. 노스웨스턴대에서 컴퓨터와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야구게임 결과를 간단한 기사체로 써내는 '스태츠몽키'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퀄의 모태다. 퀼은 현재 포브스에 '취직'해 꾸준히 기사를 써내고 있다.
로봇이 기자(記者)로 활약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달이 잘 교육받은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심층 기사를 실었다. 자료를 바탕으로 전망·분석을 내놓는 연구원·애널리스트는 물론 법조인·의사마저도 로봇에게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광고를 집행할 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시각각 어느 매체에, 어느 소비자에게 노출해야 효과적인지 컴퓨터보다 더 잘 계산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냐는 것이다. 컴퓨터의 발달로 미국 내 일자리의 47%가 사라질 위기라는 옥스퍼드대의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노동집약적인 분야에선 이미 로봇이 사람보다 훌륭한 일꾼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농작물은 건드리지 않고 잡초만 쏙쏙 뽑아내는 로봇, 알아서 익은 과일을 따내고 크기별로 분류하는 로봇, 혼자서 밭을 가는 로봇 등이 이미 개발된 상태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재난 현장을 누비는 로봇도 상용화돼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과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도 로봇을 통한 차세대 시장 개척에 나섰다. 아마존은 작년 12월 무인비행기가 자사(自社) 물류창고에서 고객의 집 앞마당까지 물건을 나르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비행기의 명칭은 '아마존 프라임 에어'. 아마존은 수년 내에 실제 무인 비행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택배 기사가 필요 없어진 셈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물류센터 자동화 로봇 개발회사 키바시스템스를 7억7500만달러(약 83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구글은 최근 미 국방부에 로봇을 공급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비롯해 로봇회사 8개를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치타'는 시속 46.7㎞로 달린다. 구글이 인수한 업체들은 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재난용 로봇, 인공지능, 로봇 팔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무인자동차 개발에 뛰어든 지는 이미 오래다.
이 중심에는 로봇 엔지니어 출신인 앤디 루빈(Rubin) 구글 부사장이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보유한 막대한 양의 데이터와 분석능력 등 정교한 소프트웨어(SW) 기반에 로봇이란 하드웨어(HW)를 더해 우리의 실생활에 다양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이 블루든 화이트든 가리지않고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머지않아 동료처럼 살아간다는 것이 상상이 아니라 곧 현실이 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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