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대국 일본 붕괴..사상 초유의 '무역적자'
세계를 주도해온 일본 전자산업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적자의 늪에 빠졌다.
`메이드 인 재팬`의 상징이자 일본 경제 성장을 이끈 중심축이 무너진 셈이다. 앞으로 일본 전자 업체의 자국 내 투자 가능성이 불투명해 무역 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와 전기공업협회(JEMA) 자료를 분석해 올해 자국 전자 산업 무역 수지 전망을 보도했다. 결과는 최초의 적자가 확실하다.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8000억엔(8조2200억원)에 이른다. 세트는 물론이고 부품까지 더한 수치다.
니혼게이자이는 적자 전환의 가장 큰 원인을 생산 해외 이전으로 꼽았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일본 전자 업계는 공장을 개발도상국으로 대폭 옮겼다.
대표적 사례가 TV다. 1991년에는 국산 비중이 80%에 달했지만 2012년 기준 일본에서 팔린 TV 640만대 중 수입품이 620만대다. 브랜드는 소니와 파나소닉, 샤프를 달고 있지만 생산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 이뤄졌다. TV 한 품목의 무역 적자가 1100억엔(1조1300억원)에 달했다.
스마트폰 수입 급증도 한몫했다. 2008년 2000억엔(2조500억원) 수준이던 스마트폰 수입 초과액은 2012년에 1조1000억엔(11조3000억원)으로 치솟았다. 올해는 3분기까지 벌써 1조엔(10조2700억원)을 넘었다. 소니가 3월 자국 생산을 중단했고 NTT도코모까지 아이폰 판매에 나서면서 빚어진 결과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부품은 나름대로 선방했지만 세트의 몰락을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3분기까지 부품 무역 수지는 2조2100억엔(22조6900억원) 흑자를 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그나마 중국에서 일본 부품 수입이 늘고 있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무역 적자는 고용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경제산업성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일본 전자산업 종사자는 30만명 안팎이다. 1995년과 비교하면 30% 넘게 줄어들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엔저라는 호재를 살리지 못하고 전자 제품 수출이 부진에 빠지면서 앞으로 전망이 어둡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해외로 간 생산 거점 역시 한국세에 밀려 이익을 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웨어러블 컴퓨터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서 미세 가공 등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살려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일본 전자 산업의 재기를 좌우한다고 내다봤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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