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행성’ 수성서 ‘워싱턴 면적’ 얼음 발견

경향신문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에서 엄청난 양의 얼음이 발견됐다. 이 얼음으로 태양계의 물 생성 과정이 밝혀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수성 탐사선 메신저호를 통해 수성 북극 지방에 1000억t에서 1조t 규모의 얼음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AP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탐사선은 중성자 분광계로 지형의 수소 농도를 측정해 얼음의 존재를 찾아냈다. 전체 얼음 면적은 미국 수도 워싱턴을 덮을 수 있는 넓이로, 두께는 3.2㎞에 이른다. 얼음 알갱이는 최소 0.3m에서 20m 크기까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양과 가까운 수성은 표면의 평균 온도가 179도로, 정오에는 426도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자전축이 거의 수직으로 기울어 해가 들지 않는 극지방 분화구는 영하 188도까지 내려간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얼음은 이 그늘진 충돌 분화구(사진) 안에서 발견됐다. 가장 추운 지점에서는 지표면에, 조금 더 따뜻한 곳에서는 어두운 물질로 덮인 지점에 얼음이 있었다. 이 어두운 물질은 어떻게 물이 만들어졌는지 알려줄 핵심 요소라고 AFP통신이 밝혔다.

이번 연구로 지난 20년간 전파탐지기 분석을 통해 이론으로만 추정한 수성의 얼음 존재 가능성을 증명하게 됐다.

과학자들은 수성의 물이 혜성이나 소행성 충돌을 통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컬럼비아대의 메신저호 책임과학자 션 솔로몬은 "수성 얼음을 통해 태양계에 물과 다른 생명체에 필요한 요소들이 어떻게 도래하는지 설명할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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