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서 'iOS6' 공개영화관 예약 등 기능 추가…BMW에 음성 길안내 장착자체 제작 지도앱 탑재…'페북'에 바로 사진 전송

애플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콘퍼런스(WWDC 2012)를 열고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 'iOS6'와 프리미엄급 노트북 '차세대 맥북프로'를 공개했다.

iOS6는 올가을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신제품에 탑재되고 기존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는 무료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애플은 콘퍼런스가 시작되자마자 아이폰의 음성인식기능 시리(Siri)를 통해 구글 진영을 정면 공격했다.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언급하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고객의 80%가량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최신 OS 'iOS5'를 쓰는 반면 구글은 '아이스크림샌드위치' 사용자가 7%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구글 진영에 통합성이 없다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시리는 또 "나는 삼성 제품을 좋아한다. 그것들은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아, 물론 스마트폰 말고 냉장고"라고 비꼬기도 했다.

○'사용자 경험' 강화

애플은 새로 내놓은 iOS6가 사용자들이 자사 기기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발표했다. 멀티태스킹 기능이 추가됐던 iOS4나 알림센터가 생긴 iOS5만큼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는 없지만 기기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했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애플의 지능형 음성인식서비스 시리의 진화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에 그쳤던 지원 언어를 한국어를 포함해 중국어 스페인어 이탈리어 등으로 확대했다. 지금까지는 날씨 확인, 문자 전송, 전화 걸기 등 간단한 기능만 실행할 수 있었지만 iOS6에선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거나 영화관,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등 활용 범위가 늘어났다.

시리를 이용해 음성으로 길을 안내해주는 기능도 더해졌다. 애플은 이날 발표회에서 BMW 벤츠 아우디 도요타 등 세계적 자동차 회사들과 협력해 시리로 음성 안내를 해주는 버튼을 차에 장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또 무선인터넷(Wi-Fi)에 접속해야만 쓸 수 있었던 영상통화 '페이스타임'을 3세대(3G) 이동통신망에서도 쓸 수 있게 바꿨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KT는 페이스타임도 카카오의 '보이스톡'과 같은 'm-VoIP(모바일인터넷전화)'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반(反) 구글 색채' 강화

모바일 운영체제 패권을 두고 겨루고 있는 구글을 견제하는 모습도 뚜렷했다.

iOS6에는 애플이 자체 제작한 지도 앱이 기본 탑재된다. 애플은 2007년부터 구글 지도를 기본프로그램으로 설치해 왔다. 애플이 자체 제작한 지도 앱으로 구글 지도를 대체할 경우 구글로선 그만큼 사용자를 잃게 된다. 지도 서비스는 평면 화상뿐만 아니라 3차원(3D)으로도 제공된다. 주요 건물과 실시간 교통 흐름, 사고 현황, 도로별·지역별 주의사항 등 정보도 함께 나온다.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갖췄다.

성능이 향상된 시리도 구글에는 위험요인이다. 시리의 성능이 나아질수록 사용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스크린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말로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구글의 주 수익원인 광고수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페이스북을 끌어안은 것도 구글이 탐탁지 않게 생각할 부분이다.

iOS5에서 트위터를 통합한 후 트위터 트래픽이 늘어난 것처럼 페이스북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구글플러스 활성화에 고심하고 있는 구글에는 악재가 하나 추가된 셈이다.

'구글 월렛'을 겨냥한 '패스북'이란 앱도 iOS6부터 내장된다. 자신이 구입한 모바일 카드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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