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피, 우리 안에 흐른다

강찬수 2011. 8. 2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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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와 교배로 DNA 상속 .. 아시아인에게 많아

[중앙일보 강찬수] 3만 년 전에 멸종(滅種)된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s)의 피가 한국 사람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몸속에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생인류의 조상인 크로마뇽인(Cro-Magnon man)의 유전자 외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도 아시아인과 백인에게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26일 사이언스 데일리와 디스커버리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의 면역유전학 연구팀은 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가 호모속(屬·Genus)의 다른 종(種)들과 교잡(交雜)하고 유전자를 교환했음을 보여 주는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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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의 다리뼈에서 추출한 DNA와 데니소바인(Denisovans)의 손가락뼈에서 추출한 DNA를 현재 지구상의 여러 인종과 비교했다. 특히 인체 면역 시스템의 핵심 요소이면서 변이가 심한 인간백혈구(HLA) 유전자 분포를 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갖고 있던 HLA-B*13이라는 특유의 변이 유전자는 아프리카인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서아시아인에게는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또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갖고 있던 HLA-A 변이 유전자는 현재 파푸아뉴기니인의 95.3%, 일본인의 80.7%, 중국인의 72.2%, 유럽인의 51.7%, 아프리카인의 6.7%에서 관찰됐다.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하기 전까지 유럽에 주로 살았다. 데니소바인은 2008년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치아와 손가락뼈로 그 존재가 처음 밝혀진 호모속의 별개 종이다. 이 역시 약 5만∼3만 년 전 사이에 유라시아에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생인류가 6만7500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아시아로 이동했기 때문에 이들과 한동안 공존했던 셈이다.

 이번 연구에서 아프리카인에게 HLA-B*13 등 변이 유전자가 드물게 나타난 것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날 무렵에는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이 아프리카에 없어 교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에 정착했을 때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을 만나 교잡으로 유전자를 받았다는 얘기다. 아프리카인에게 적은 비율로 나타나는 이들 유전자는 최근에 현생인류 사이에서 전달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생인류는 원래 HLA 다양성이 제한된 작은 집단이었다. 그러나 다른 인류와의 교잡을 통해 다양한 HLA 변이 유전자를 받아들임으로써 생존력이 강해졌고 질병 저항력도 높아져 거대 집단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또 현대 아프리카인이 다른 대륙 주민들보다 유전적 다양성이 훨씬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아프리카에 남아 있던 현생인류도 네안데르탈인은 아니지만 다른 호모속 종들과 아프리카 내에서 교잡 활동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박홍석 유전체연구단장은 "네안데르탈인과 교잡해 후손이 계속 생겨났다는 것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별개 종이라기보다는 아종(亞種) 수준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는 현생 유라시아인의 유전자 중 4%는 네안데르탈인에서, 남태평양 원주민인 멜라네시아인의 유전자 중 4~6%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진화론에 따르면 500만 년에 걸친 인류 진화 과정에서 초기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원인(猿人)이 등장했으며, 약 250만 년 전에 호모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屬)으로 분화됐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쪽은 약 100만 년 전에 멸종했으며, 호모속은 직립원인으로 불리는 호모에렉투스와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크로마뇽인) 등으로 진화를 계속했다.

강찬수 기자 < envirepojoongang.co.kr >

◆네안데르탈인=현생인류와 같은 사람속(Homo 屬)에 속하는 종으로 1856년 독일 네안데르 계곡에서 화석이 발견됐다. 60만~35만 년 전 유럽에 처음 나타났고 주로 유럽과 아시아 서부 지역에서 살았다. 아시아에서는 5만 년 전, 유럽에서는 약 3만 년 전에 사라졌다. 뇌 부피는 1200~1900㎤로 현생인류(1330㎤)보다는 대체적으로 컸다. 도구를 사용하며 무리 지어 살았다. 언어 사용 여부는 불확실하다.

▶강찬수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envire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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