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슈퍼컴 수주 '물밑경쟁' 뜨겁다

황민규 2016. 6. 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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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90억 정부예산 투입 CPU·GPU 가속기 조합 속 인텔·엔비디아 '2파전' 예고 유지보수 등 고려해 선정해야

[디지털타임스 황민규 기자]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가 본격적으로 업체 선정 준비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반도체·서버 기업들이 각축전을 펼칠 전망이다. 특히 이번 5호기는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중앙처리정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조합으로 구성할 방침이어서 해당 분야 최강자인 인텔과 엔비디아가 이미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ISTI는 지난 10일 IBM, HP, 델, 크레이, 화웨이 등 주요 서버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슈퍼컴퓨터 5호기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각 업체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KISTI는 추후 검토를 거쳐 최종 공급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부터는 5호기가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약 990억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슈퍼컴퓨터 5호기의 사양은 이론 성능 25페타플롭스(PFLOPS, 1초에 25경회의 연산처리)급 슈퍼컴퓨터 시스템으로 결정됐다. 이는 슈퍼컴 4호기 '타키온2' 시스템보다 약 70배 빠른 속도다. 도입 이후에는 빅데이터 분석, 딥러닝, 산업용 제품 설계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슈퍼컴퓨터 5호기는 최근 해외 선진국의 슈퍼컴퓨터 트렌드를 반영해 CPU와 GPU 가속기를 결합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GPU는 최근 고성능 컴퓨팅을 구현하는 핵심적인 부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실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지난 3월 펼쳐진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AI 컴퓨터 알파고와의 바둑 대국을 앞두고 딥러닝 구현의 핵심은 GPU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인텔과 엔비디아는 국내 고성능컴퓨팅(HPC) 시장 공략의 시금석이 될 이번 5호기 사업에 반드시 자사의 칩과 아키텍처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세계 상위권 슈퍼컴퓨터 CPU를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인텔은 이미 각국에서 검증된 '제온'과 조만간 출시 예정인 '제온 파이', 엔비디아는 IBM CPU와 짝을 이뤄 테슬라 가속기를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인텔 프로세서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인텔은 이미 10여년전부터 KISTI와 함께 HPC와 관련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인텔병렬컴퓨팅센터(IPCC)를 통해 '코드 현대화(Modernize Code)'도 진행 중이다. 대규모 슈퍼컴퓨터에 최적화된 '옴니패스 아키텍처' 등 다양한 서버 간 연결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반면 다크호스인 엔비디아의 경우 최근 북미 등지에서 빠른 속도로 공급 실적을 쌓아가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도전자다.

당장 제품의 성능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꾸준한 유지 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서버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슈퍼컴퓨터는 도입 초기 세계 슈퍼컴퓨터 중에서도 늘 상위권에 랭크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순위가 급격히 하락한다"며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전략적 협업이 가능한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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