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애플의 OS 3强체제, 사물인터넷이 바꾼다

강동철 기자 입력 2015. 12. 28. 03:06 수정 2015. 12. 2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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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화웨이·ARM 등 도전.. 다시 불붙은 경쟁] - 제조社들 앞다퉈 새OS 선보여 삼성전자, 스마트TV 이어 생활家電에 '타이젠' 탑재 中업체 화웨이 OS '라이트', 자동차부터 가전까지 연결 기존 OS社 대응도 만만찮아 - 구글, '브릴로' 앞세워 맞대응 애플·MS는 기존 서비스 확장

IT(정보 기술) 산업에선 PC·스마트폰·태블릿 PC 등 기기별로 다양한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애플·화웨이 등이 경쟁 중이고, PC는 델·레노버 등이 경쟁한다. 하지만 이런 기기들이 작동하는 운영체제(OS)는 사실상 독점 체제다. PC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OS를 통해 세계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모바일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애플의 iOS가 세계시장의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독점 체제가 구축된 IT 기기 OS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붙을 조짐이다. 자동차·TV·냉장고 등 각종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과 MS 등 기존 주도권을 가진 업체들뿐 아니라 삼성전자·화웨이·ARM 등 새로운 도전자까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OS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한번 장악하면 떼돈 벌어들이는 OS

IT 업계에서는 '재주는 곰(하드웨어)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플랫폼·OS)이 번다'는 말이 있다. 기기는 하드웨어 업체들이 만들어 판매하지만, 이런 기기에서 나오는 게임 등 앱(응용 프로그램) 판매와 광고 수익은 OS 업체들이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5를 판매하면 소비자가 지불하는 기기 대금이 수익이다. 이것도 유통망 등과 나눠야 한다. 하지만 구글은 다르다. 삼성 스마트폰이면 모두 깔려 있는 앱 마켓 '플레이스토어'에서 소비자가 앱을 구매하거나, 게임 아이템·음원 등을 구매할 때마다 항상 30%의 수수료를 받는다.

사물인터넷 시대에서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PC, 스마트폰 등 기기가 한정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냉장고·세탁기·전등 등 가전제품에다 자동차까지 대부분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기 때문에 여기에 탑재되는 OS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OS였던 '타이젠(Tizen)'을 올해부터 사물인터넷용으로 전환했다. 우선 올해 출시한 스마트TV에는 모두 타이젠 OS를 탑재했고, 내년부터는 냉장고·에어컨 등 생활가전 기기에도 타이젠을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제조하는 모든 기기를 타이젠으로 통합해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화웨이 역시 지난 5월 사물인터넷용 OS인 '라이트(Lite)'를 공개했다. 라이트는 각종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하고 사용 내역 등을 분석해주는 기능을 갖췄다. 화웨이의 쉬원웨이(徐文偉) 최고전략마케팅책임자(CSMO)는 "라이트 OS를 시작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은 통신·보안 기능을 강화한 '엠베드(mbed)'를 선보였다.

기존 OS 주도권을 쥐고 있던 업체들 역시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구글은 지난 5월 열린 개발자대회(I/O)에서 센서·전등 등 저사양 기기들도 인터넷에 연결하고 앱·서비스 등을 작동시킬 수 있는 '브릴로(brillo)'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나머지 기기는 브릴로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애플과 MS는 새로운 OS를 선보이는 대신 기존 서비스를 확장하는 전략이다. 애플은 작년부터 서비스한 '홈킷'을 이용해 집 안의 조명·전원 등을 켜고 끌 수 있도록 했다. MS는 지난 7월 출시한 윈도 10에 사물인터넷용 앱·서비스도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재주만 부리던 한국, 이젠 돈도 벌어야

한국 IT 기업들은 하드웨어 분야의 강자였다. 삼성은 스마트폰·TV 시장에서 세계 1위(판매량)를 지키고 있고, LG 역시 생활가전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이다. 하지만 OS 분야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한다. 결국 삼성·LG의 제품이 많이 판매될수록 구글·MS의 주머니가 채워졌다.

IT 업계에서는 제조 중심의 한국 IT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OS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한다. 특히 삼성은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스마트폰·PC에 TV·냉장고·에어컨 등 생활가전 기기까지 모두 제조하는 데다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자율주행자동차(무인차) 시장에도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제조 역량을 갖춘 만큼 여기에 OS만 제대로 탑재한다면 세계시장으로 금방 확장할 수 있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OS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OS를 개발하고 앱, 서비스 등의 콘텐츠 생태계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처음부터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하면 한국 기업은 PC, 모바일 때처럼 여전히 다른 OS 업체들에 종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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