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구본준, 부회장 3인의 '스마트카 삼국지'

손해용.문병주 2015. 12. 11.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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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스마트폰·배터리 갖춰"이재용, 해외 CEO들과 뼈대 구상"현대차 지능형 반도체 직접 설계정의선, 2018년까지 2조원 투입LG는 구글카·GM 전기차 파트너구본준, 10년 전부터 개발 집중

스마트카 시장의 ‘왕좌’ 자리를 두고 삼성·현대차·LG그룹의 ‘신(新) 삼국지’가 펼쳐진다.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電裝)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 대표 기업 ‘빅3’가 하나의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것은 외환위기 때 빅딜이 이뤄지고 나선 처음이다. 특히 각 그룹 오너가 직접 진두지휘에 나선 만큼 자존심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카는 제조·소재·통신·에너지 산업 전 영역을 아우르는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이다. 전날 삼성이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것은 15년 전 완성차에서의 실패를 스마트카로 만회하겠다는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삼성은 이미 자율주행차의 두뇌인 반도체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해왔던 스마트폰·디스플레이·배터리 등의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어 다른 신사업보다 불확실성이 적다.

 이 부회장은 그간 도요타·GM·폴크스바겐·포드 등의 최고경영자(CEO)들과 꾸준한 만남을 이어왔다.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의 지주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로 4년째 활동하고 있다. 2012년 초 모바일업계 최대 전시회인 ‘MWC’를 제쳐 놓고 BMW그룹의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의장을 만난 일화도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해외 CEO들과 전장부품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스마트카 사업의 뼈대를 구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당분간은 단기에 성과를 볼 수 있는 부품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되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분야로 영역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삼성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곳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터줏대감’ 현대차다. 내부적으로는 삼성에 정보기술(IT) 전략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현대차는 전장 핵심 부품인 지능형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기로 했다.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이 반도체를 설계하고 외부에 생산을 맡기는 식이다. 전날 공개한 프리미엄카 ‘EQ900’에는 차선 이탈 방지 및 앞차와의 간격 조절 등의 기능을 갖춘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탑재됐다. 현대차는 2018년까지 스마트카, 자율주행 시스템 등 개발에 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런 전략을 이끌고 있는 이는 정의선(45) 부회장이다. 지난 3월 말 자동차가 횡단보도에서 스스로 멈추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혼잡구간 주행지원(TJA)시스템’을 공개할 때였다. 그는 연구개발 담당 임원들과 개발현장을 둘러보며 “이 정도로 고객이 만족할 것 같습니까. 교통체증 때 자동차가 알아서 움직이는 그런 기술을 만들어보세요”라고 주문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현대차 관계자는 “TJA는 최첨단 기술이었는데도 불만스러운 반응이었다”며 “완벽한 자율주행차를 만들 때까지 정 부회장에게 만족이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원한 라이벌 LG와의 격돌도 불가피하다. 스마트카는 구본준(65) LG 부회장이 10여 년 전부터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고 전사차원에서 집중하는 분야다. 그는 2013년 전장부품 사업을 전담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현재 LG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협력사, GM의 차세대 전기차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며 삼성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 핵심 관계자는 “최근 인사에서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았는데 본인이 스마트카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날 증시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6.21%나 하락했다. 삼성이 이 분야에 먼저 뛰어든 LG전자를 위협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입지를 잠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차·LG는 ‘수성’에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진출로 스마트카 개발 경쟁이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기계에서 IT로 바뀌고 있는 만큼 독자 개발은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이종(異種)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용·문병주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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