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다음은 로봇" 구글·도요타 등 뭉칫돈

이호승,전범주 2015. 6. 8.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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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바꾸는 로봇혁명 ② / 글로벌기업들 선두 경쟁 ◆

세계 경기 불황 속에서도 글로벌 대기업들은 앞다퉈 로봇산업에 뭉칫돈을 투자하고 있다. 자동차, TV, 휴대폰, 스마트폰 등에 이어 앞으로 지구촌 일상과 산업구조를 뒤흔들 새로운 아이템으로 '로봇'을 점찍은 것. 최근 구글이 로봇사업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면 '묻지마 사냥'에 가깝다. 구글은 지난해 9개월 동안 미국과 일본의 로봇·인공지능기업 15개사를 사들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국방 로봇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비롯해 일본 도쿄대에서 창업해 나온 액체 냉각식 전동 액추에이터 생산 기업 샤프트를 인수했다.

이 밖에도 뛰어난 음성인식기술 보유 업체 딥마인드와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는 첨단 바퀴 제작업체 홀롬니 등 로봇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 관련 기업들을 구글이 대부분 품에 안았다. 로봇업계에선 "로봇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가 열리면 전 세계가 구글 영향력에 놓일 정도로, 신(新)식민지 전쟁을 하듯 로봇기업을 사냥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는 프랑스 대표 로봇기업인 알데바란로보틱스를 인수해 세계 최초 인공지능 양산 로봇인 '페퍼'를 출시했다. 페퍼는 사람 표정과 음성을 해석해 감정까지 읽고 반응하며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다른 페퍼들과 이를 공유해 성능을 계속 업데이트한다. 하지만 가격은 한국 돈으로 18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자동차 기업 도요타는 우주인과 함께 생활하는 로봇 키로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혼다는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를 개발하는 데 수천억 원을 투자했다.

서비스 로봇시장에선 이처럼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기업들의 거침없는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산업용 로봇시장에서도 기존 거대 로봇 전문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 약진이 두드러진다. 일본 4대 로봇기업인 파낙(FANUC), 야스카와전기, 후지코시, 가와사키중공업은 지난해 로봇 관련 매출이 모두 30% 넘게 증가했다. 독일의 쿠카와 스웨덴·스위스 합작법인 ABB 등 기업도 연매출 1조대 안팎으로 세계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의 노다지 시장은 중국이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산업용 로봇 수요는 2013년 대비 3배 증가한 10만대로 급상승할 전망이다. 인건비 급등과 청년층의 3D 업종 기피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을 로봇이 돌려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야스카와전기와 후지코시는 2013년부터 중국 현지 생산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특히 전혀 자동화되지 않은 '3品(식품, 의약품, 화장품)' 시장에서 폭발적인 로봇 수요 증가세가 예상된다.

중국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 나인봇이 로봇기술 원조 격인 미국의 세그웨이를 전격 인수한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나인봇은 세그웨이 인수를 통해 3가지 라인업 10여 개 제품과 400여 개의 핵심기술 특허와 유통망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기업 동부로봇 역시 최근 중국계 리드드래곤 컨소시엄에 매각된 바 있다. 미국, 일본 등 로봇 선진국들은 공격적인 기업 인수와 시장 선점으로 날고 있고, 중국 등 후발주자들은 거대한 자국시장을 바탕으로 무섭게 쫓아오는 상황에서 한국 로봇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이호승 기자 /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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