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원전 주변에서 10~20여종 방사성물질 일상적으로 방출"

배문규 기자 2015. 3. 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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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주변에서 암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발암성물질이 꾸준히 방출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핵발전소에서 방사성물질이 지속적으로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어떤 핵종들이 방출되고 있는 지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10년치 '원자력발전소 주변 환경방사선조사 보고서 연보'를 확인해 각 핵발전소에서 암발생의 원인이 되는 방사성 요오드, 세슘, 스트론튬 등 10~20여종의 방사성핵종이 꾸준히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고리·한빛·월성·한울 등 4개 원전부지에서 지난 10년간(2008년 제외) 갑상선암의 주요 발병원인으로 지목되는 방사성요오드가 55억베크렐(Bq) 방출됐다. 방사성 세슘과 스트론튬은 같은 기간에 7억6000만베크렐(Bq)이 방출됐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세슘 137과 스트론튬 90이 하루 약 600억(Bq)씩 태평양으로 방출되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양이지만, 정상적으로 가동 중인 원전에서 일상적으로 방사성물질이 방출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환경운동연합은 전했다.

시민들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결정한 27일 서울 세종로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명연장 결정 무효를 외치며 원자력안전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환경운동연합은 "원전 주변 지역의 토양, 지하수 등과 수산물 등에서 검출되는 방사성물질의 출처가 확인된 것"이라면서 "다른 지역보다 원전 인근 주민들의 암발생률이 높은 이유가 원전 때문이라고 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다 명확한 원인 분석을 위해 원전 가동 시부터 방출된 방사성핵종의 종류와 양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갑상선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요오드 131~133은 고리와 한빛, 한울 원전에서 가장 많이 방출됐다. 고리원전의 경우 2003년에 최대 2억1800만베크렐(Bq), 2007년에 1억8000만베크렐(Bq)이 방출되었다. 한빛원전에서는 2007년에 2억2100만베크렐(Bq)이 방출됐다. 한울원전에서는 2002년 요오드가 다량 방출되었는데 41억6000만베크렐이 방출됐다. 당시 한울원전에서는 4호기에서 증기발생기 세관파단사고가 있었다.

방사능 세기는 약하지만 물의 구성성분으로 흡수되어 광범위한 인체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삼중수소는 월성원전에서 다른 원전보다 10배가량 많이 방출되고 있었다. 액체와 기체를 합쳐서 2007년에 최대 473조 베크렐이 방출됐다. 2013년은 삼중수소 제거기와 월성1호기 가동중단으로 인해 삼중수소 방출량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총량은 다른 지역보다 4배 가량을 유지하고 있었다.

감마선을 내면서 암을 발생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세슘과 스트론튬, 코발트 등도 각 원전에서 방출되고 있었으며, 월성과 고리원전을 중심으로 다량 방출되고 있었다. 방사성 스트론튬은 체내에 흡수되면 칼슘과 동일하게 취급되어 뼈에 축적이 되는 발암물질이다.

중수로인 월성원전은 다른 원전에 비해서 액체폐기물로 방출되는 방사성핵종이 2~3배 종류가 많았다. 기체폐기물로 방출되는 방사성핵종은 한울과 고리원전에서 두드러졌다.

환경운동연합은 "원전 방출 방사성핵종이 확인돼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의 피해와 원전의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단초가 됐다"면서 "정부는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인 건강권을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도 동일하게 보장하기 위해 원전 주변지역 거주 제한구역을 대폭 확대(현재 경수로 700미터, 중수로 914미터)하고 주민 암발생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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