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네이버 메신저), 해외서 실탄 확보해 '메신저 세계 1위' 도전

이인묵 기자 2014. 7. 1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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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증시 상장 신청 공식확인.. 미국서도 추진 가능성] 서구서 왓츠앱 따라잡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 필요 지분의 20% 증시에 공개하면 2000억엔 이상 마련할 수 있어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미국 '왓츠앱', 중국 '위챗'에 이어 글로벌 3위인 '라인(Line)'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마련한 뒤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미국 증시 동시 상장 추진

일본 라인의 모회사인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는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라인은 일본 및 미국에서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도쿄(東京)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상장 신청서 등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종적인 상장 여부와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시기는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라인이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일본 중심의 사업 구조가 있다. 라인은 네이버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이지만, 본사는 일본 도쿄에 있다. 서비스 개발도 일본에서 이뤄졌다. 임원진 8명 중 공동대표 2명을 포함해 6명이 일본인이다. 영업이익도 80% 정도가 일본에서 나온다. 일본이 서비스의 근거지인 만큼 일단 일본에서 IPO를 한다는 것이다.

상장이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라인의 기업 가치는 1조엔(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평가된다.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라인이 올해 일본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 중 최대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 증시에서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인터넷 기업 대규모 IPO 역시 한국계 기업인 넥슨재팬이었다.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의 일본 법인 넥슨재팬이 2011년 12월 도쿄 증시에 상장했을 당시 시가총액은 5560억엔(당시 환율로 8조1000억원)에 달했다. 그 전에 있었던 최대 규모의 인터넷 기업 상장은 소셜 게임 업체 그리(GREE)로, 2008년 12월 기업 가치가 약 1000억엔(1조원)이었다.

라인이 기업 가치가 넥슨재팬의 2배, 그리의 10배로 추정되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라인의 사업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라인이 전체 지분의 20%를 증시에 공개할 경우, 라인은 2000억엔(2조원) 이상 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아시아 넘어 북미·유럽으로

라인은 전 세계에 회원 4억8000만명을 확보한 글로벌 서비스다. 스마트폰과 PC 등으로 무료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메신저 서비스를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 위치 기반 광고, 모바일 콘텐츠 포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게임·앱·만화 등 외부 업체들이 개발한 다양한 콘텐츠를 판매하는 '플랫폼' 사업 모델을 만들어 성장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매출 518억엔(약 5200억원)을 기록하며 사업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라인은 지나치게 사업구조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편중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전체 사용자의 8분의 1이 일본에 있고, 나머지도 태국·대만 등 아시아 지역이 많다.

반면 북미·서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영향력이 미미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독일의 아이폰 사용자는 91%가 왓츠앱을 사용하지만, 라인 이용자는 1%에 그쳤다.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에서도 라인 사용자는 아직 많지 않은 상태다. 왓츠앱은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서비스 개선을 통해 사용자층을 늘려가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인은 일본뿐만 아니라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NASDAQ) 등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현지에서 회사 이름을 널리 알리고 든든한 '실탄'을 확보한 뒤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 왓츠앱을 따라잡는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인이 뉴욕 증시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있으며, 상장 시기는 이르면 올가을이 될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장 신청서를 내긴 했지만) 아직 최종적인 상장 여부나 상장 거래소, 상장 시기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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