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2조 투자금 날리고 뒤늦게 시장흐름 발맞춰

입력 2013. 10. 3. 18:13 수정 2013. 10. 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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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Wibro)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반면 LTE TDD(시분할)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인 중국과 인도가 채택하면서 급성장이 예상된다. 정부가 3일 '우리 기술'인 와이브로를 더 이상 고집하지 않기로 한 것은 뒤늦게 세계 흐름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와이브로 한계, LTE TDD는 성장 가능성 커=전 세계 와이브로 1위 사업자인 미국 클리어와이어는 2.5㎓ 대역에서 와이브로와 LTE TDD를 병행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일본 유큐(UQ), 러시아 요타(Yota) 등 세계 2∼3위 사업자도 LTE TDD를 시작했다.

주요 사업자들이 와이브로를 포기하면서 와이브로 미래는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는 지난해 1월 4세대 통신 표준으로 LTE-어드밴스트(A)와 와이브로-A를 채택했다. LTE-A는 SK텔레콤이 올해 6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등 급속히 채택되는 반면, 와이브로-A는 상용화 예정인 사업자가 없다. 시장조사기관 오범(Ovum)은 2017년 와이브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5.4%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와이브로 시장을 선도했던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와이브로 시장이 줄면서 와이브로 관련 중견·중소기업의 미래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LTE TDD는 17개국 21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시장인 중국과 인도가 포함돼 있다. 국내 업체들에겐 LTE TDD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LTE TDD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LTE FDD(주파수분할)과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장비, 칩셋, 단말기 제조업체 등은 양쪽 제품을 모두 만들 수 있다. 국내 LTE 서비스로 축적된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셈이다.

미래부는 핵심기술 연구와 장비, 단말기 개발 등 TDD 통신산업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중견·중소기업이 포함된 국내 TDD 산업 생태계 구축과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비스는 유지, 특수목적용으로 활용=미래부는 현재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 SKT가 임의로 서비스를 중단하고 LTE-TDD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했다. 단 이용자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주파수 회수를 신청하면 이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앞으로도 와이브로 서비스를 차질 없이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1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있는 서비스를 사업자가 임의로 종료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LTE-FDD로 LTE 서비스를 하고 있는 두 업체 입장에서는 와이브로 주파수를 회수해 LTE-TDD 방식의 서비스를 할 필요성도 크지 않다.

그러나 제4이동통신사업자가 LTE TDD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기존 이통사들이 주파수 할당 가격 등을 두고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은 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정부가 시키는 대로 충실하게 따라왔는데, 퇴로를 막고 아무런 배려를 하지 않겠다는 건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KT와 SKT는 지금까지 와이브로에 1조9789억원을 투자했는데 결국 허공으로 날려 버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Key Word-와이브로·LTE TDD

◇와이브로(Wibro)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인터넷(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로 무선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하나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120㎞/h로 달리는 차에서도 끊김 없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LTE TDD

시분할 방식 롱텀에볼루션 서비스. 한 주파수에서 데이터 보내기와 받기를 동시에 하되 시간차를 둬 데이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데이터 송·수신을 각각 다른 주파수에서 하는 FDD(주파수분할)보다 트래픽 관리에 유리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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