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샤프 구원투수로..애플 '견제' 다중포석

서명훈 기자 입력 2013. 3. 6. 08:45 수정 2013. 3. 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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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안정적 공급처 확보.. 애플 '껄끄럽네'

[머니투데이 서명훈기자][6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안정적 공급처 확보… 애플 '껄끄럽네']

삼성전자가 위기에 빠진 샤프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일본 언론들은 6일 샤프가 삼성전자에 지분 3%를 넘기고 100억엔(약 1150억원)을 출자받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샤프간 자본제휴 협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이번 주 내에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샤프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샤프는 지난해 3월 대만의 홍하이 정밀공업에서 약 660억엔의 출자를 받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출자 조건 등을 둘러싸고 협상이 교착된 상태다.

이번 제휴로 샤프는 적자로 악화된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액정 패널 공장의 가동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샤프는 애플에 LCD(액정표시장치)를 주로 공급해 왔지만 '아이폰5'와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이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실제 지난 1월 샤프는 애플에 아이패드용 9.7인치 패널을 전혀 공급하지 못했다.

제휴가 성사되면 삼성전자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대부분 디스플레이 패널을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60인치 이상 대형 LCD의 경우 샤프에서 상당수 조달해 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샤프에 대한 지분 투자는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 공급을 안정적으로 받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이사회 참여 등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애플이 샤프에서 디스플레이 패널을 상당수 공급받아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제휴는 애플에 대한 견제 성격으로도 읽힌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기술력만 놓고 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샤프 정도가 선두 주자"라며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샤프까지 삼성전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공급업체간 경쟁을 통해 단가를 낮춰왔던 애플의 구매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의 고화질화가 계속되고 있어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라이벌인 일본 전자업체와 자본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04년 삼성전자는 소니와 S-LCD를 설립,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을 주도했다. 하지만 소니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삼성전자가 소니가 보유하고 있던 S-LCD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제휴 관계는 청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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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명훈기자 mh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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