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역공 "우린 셋톱박스 없앤다"

최연진기자 2012. 11. 15.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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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쾀 디지털TV 서비스 삼성·LG와 제조 협의 완료접시 없는 위성방송 무산된 KT측 "형평성 어긋나" 반발

'영원한 앙숙'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이 또다시 맞붙었다. 최근 위성방송업계로부터 '접시안테나 없는 위성방송(DCS)'공격을 받았던 케이블TV업계가 '셋톱박스 없는 TV'로 역공에 나선 것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업체들은 내년부터 클리어쾀(clear QAM) 방식의 디지털TV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클리어쾀이란 TV안에 셋톱박스를 내장시켜, TV만 구입하면 디지털 케이블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아날로그 방송이 올해 12월31일 종료되면서 케이블TV도 디지털방송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용자가 디지털케이블 방송을 보려면 별도 셋톱박스를 달아야 한다. 그만큼 이용자 입장에서는 귀찮고 돈이 든다. 하지만 클리어쾀을 이용하면 TV에 디지털 셋톱박스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케이블TV업체에 수신 신청을 한 뒤 안테나 선을 TV에 꽂기만 하면 쉽게 디지털유선방송을 볼 수 있다.

이미 국내 TV 제조업체와 협의가 끝나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제조업체들은 내년부터 클리어쾀 기능이 내장된 디지털TV들을 판매할 계획. 이 기능이 들어가도 TV 가격이 오르지는 않는다. LG전자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케이블업체, TV제조사들이 모여 연말까지 클리어쾀 관련 기술 표준을 확정 지으면 내년부터 해당 기능을 내장한 TV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도 긍정적이다. 방통위는 클리어쾀이 디지털방송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지원에 적합하다고 보고 내년 상반기 중에 시범서비스를 거쳐 허용할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클리어쾀을 허용하되 이용대상을 저소득층으로 한정한다거나 제공채널을 20~30개로 제한하는 등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성방송과 인터넷TV(IPTV) 업체들은 클리어쾀 도입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누구나 TV 구입만으로 디지털케이블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되면, 위성방송이나 IPTV 고객기반이 급격히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당장은 저소득층과 제한된 채널로 시작한다 해도 결국 시간이 흐르면 클리어쾀이 대세가 돼 일반가입자도 모집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케이블TV업계의 반발로 DCS 신규가입에 제동이 걸린 위성방송의 반발이 심하다. 위송방송사인 KT스카이라이프는 아파트 미관을 해치는 접시안테나 없이도 통신선만 연결해 위성방송을 볼 수 있도록 DCS서비스를 도입하려고 했지만, 가입자 이탈을 우려한 케이블TV업계의 거센 반발과 이를 의식한 방통위의 불허로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접시안테나 없는 위성방송이 불법이라면 셋톱박스 없는 케이블방송도 불법이어야 한다. DCS와 클리어쾀은 비슷한 서비스인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주장했다.

●클리어쾀=

디지털TV에 디지털케이블 셋톱박스를 작은 반도체로 만들어 내장하는 방식. 따라서 셋톱박스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고화질(HD)의 디지털케이블 방송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도입된 상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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