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1병 사는데 4시간 걸렸다"..갈길 먼 전자지갑

김정민 2012. 2. 2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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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만 고객 BC카드 "독자 표준안 완성후 서비스 참여"

[이데일리 김정민, 김유성 기자] 휴대폰으로 요금을 결제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전자지갑)가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제기능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가 제한적인데다 매장직원들에 대한 교육 미비로 단말기가 있으나마나 한 상황이다. 특히 '카드사-VAN사-매장의 단말기'를 연결하는 시스템 오류로 인한 결제 실패 사례마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3일 대형할인마트, 편의점, 커피숍 등 2만2000여 매장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고 밝힌 다음날 이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 봤다. 우선 모바일 결제를 위해 NFC 기능이 있는 유심칩을 구매했다. 이 유심칩은 휴대폰 매장에서 살 수 있고 바로 개통이 된다. 개통이 완료된 뒤 하나SK카드에 모바일 카드를 신청했다.

본인 확인 절차가 끝나자 휴대폰으로 모바일 카드 앱 다운로드 주소가 전송됐다. 앱을 설치하자 스마트폰 화면에 신용카드번호, 비밀번호, 뒷면 CVS번호 입력창이 나타났다. 이를 전부 기입하자 `유심칩에 신용카드 정보가 입력됐다`는 안내 메시지가 떴다. 여벌의 신용카드 하나가 스마트폰에 생긴 셈이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역 근처 훼미리마트 매장. 40대로 보이는 점주가 카운터를 지키고 있다. 물건을 사고 모바일 결제를 하겠다고 하자 대뜸 바코드 리더기를 스마트폰에 갖다 댔다. 모바일 상품권으로 잘못 이해한 것이다.  계산대에 설치된 접촉식 결제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대봤다. 단말기에서 '잔액이 부족하다'는 음성안내가 나왔다. 단말기가 티머니로 인식한 것이다. 충전을 안했으니 잔액이 부족할 수밖에. 점주가 진땀을 빼며 기계를 조작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기다리는 손님들의 눈총이 따가워 가게를 나왔다.  인근 GS25 매장, 스마트폰을 내밀자 매장 직원이 이리 저리 바코드 리더기를 갖다대고 결제기 버튼을 눌러대다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몇 곳을 더 돌다 포기하고 방통위 주무부서에 문의했다. 결제 단말기의 세팅을 신용카드 모드로 바꿔야 스마트폰을 신용카드로 인식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훼미리마트 매장에 들러 방통위의 설명대로 점원에게 결제 방법을 알려주고 결제해 봤다. 결제오류가 떴다. 다시 시도해 봤다. 또 결제 오류다. 포기하고 다른 매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3번째 시도만에 결제 성공을 알리는 종료음이떨어졌다. 모바일 카드로 콜라 1병을 사는데 4시간이 걸렸다.  GS25 관계자는 "점주들에 대한 교육은 어느 정도 진행됐지만 각 점포에서 개별적으로 고용한 매장 직원들까지는 아직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불가피한 시행착오라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수십만명에 달하는 매장 직원들을 모두 교육할 방법은 없다"며 "결제방법이 어렵지 않은 만큼 이용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방통위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공개한 홈플러스 매장을 찾았다. 물건을 사고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결제 오류라고 떴다. 수차례 재시도했지만 끝내 결제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홈플러스 매장측은 카드사가 발급한 모바일 카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카드사는 홈플러스의 결제 단말기 에러라고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 시스템만 갖춰놓은 상태여서 안정화될 때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방통위 재촉에 서비스 제공을 서두르다보니 준비가 미흡했다"고 털어놨다.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인 것도 걸림돌이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은 롯데카드, 스타벅스는 비자(VISA)카드만 결제가 가능하다. 특히 BC카드는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 카드외에는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BC카드는 모기업인 KT의 지원을 받아 독자적인 모바일 카드 표준안을 만들고 있다. 전업카드사와 은행 등 11개 회원사를 거느린 BC카드 이용고객은 2700만명이나 된다. BC카드 관계자는 "현재 제공되는 모바일 카드 서비스는 모두 글로벌 카드회사인 비자와 마스터에서 만들어 놓은 모바일 카드 표준에 따라 구축된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중에는 독자적인 표준안을 완성, 서비스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jm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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