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강행 하는 까닭은?

2010. 6. 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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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로호의 재발사가 상당 기간 늦어지리란 일각의 예측과 달리 하루 만에 재발사가 강행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학기술부나 항공우주연구원 측은 당초 발사 연기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소화장치 오작동 문제가 예상보다 빨리 해결됐고 기상 조건 등까지 감안할 때 10일을 넘길 경우 장기간 재발사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10일 오전 10시쯤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8시부터 한국ㆍ러시아 전문가 회의를 진행한 결과 소화장치가 발사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현재 문제점이 개선됐다는 걸 확인했다"며 "발사체가 발사의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만큼 이날 발사 운용 절차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소화장치가 오작동을 일으켰지만 이 문제를 해결했고 발사 자체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기 때문에 신속히 발사를 재개하겠다는 의미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발사가 연기된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새벽 5시께 러시아 측에 기상정보 자료를 제공해 재발사 여부 및 가능 시각 등을 조율했다. 이어 오전 8시께 전문가 회의를 거쳐 오전 9시부터 한ㆍ러 비행시험위원회, 나로호 관리위원회 등을 연이어 개최하며 분주하게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나로호 발사를 하루만에 재개하는 데에는 향후 기상조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항우연에 따르면, 우주발사는 지상의 평균 풍속이 초속 15m,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21m 이상, 지상 30㎞ 고도에서 초속 100m 강풍이 불거나 비행궤적 주변 20㎞ 이내에 낙뢰가 있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온 25도 기준으로 습도 98%이하, 발사장 및 인근 50㎞ 이내 강수가 없어야 하는 등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발사가 미뤄진 9일을 '하늘이 허락한 날'로 봤던 이유도 이 같은 조건 때문이다.

 문제는 10일을 넘기면 기상조건이 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발사 장소인 전남 고흥군 일대가 11일부터 우천이 예보돼 있으며 그 이후로도 비구름의 영향으로 흐릴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일본 장마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 이후로 한반도가 장마 및 태풍이 찾아올 시기로 접어들어 상당기간 발사일을 결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즉 10일이 사실상 단기간에 재발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날짜인 셈이다. 김 차관은 "기상청 예보 및 기상조건을 고려, 발사 전까지 실시간으로 기상 조건의 적합성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정한 예비 발사일은 19일까지다. 예비 발사일은 발사체 및 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민간항공기구, 국제해사기구 등의 국제기구와 관련국에 정부가 통보한 발사일이다. 만약 이 기간에 발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제기구 등과 다시 발사일을 논의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예비 발사일 내에서 기상 조건까지 고려할 때 10일에 발사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발사가 연기된 지 하루 만에 재발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부담감도 크다. 전기적 결함 등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서 전반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재발사 강행이 만약 실패로 이어질 경우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고흥=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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