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기업 6000여곳 사라진 '게임업계 잔혹사'

김수연 2015. 12. 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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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만658개서 작년 1만4440개로 급감 같은 기간 업계 종사자 20% 9000여명 감소 중국 게임시장 규모 20조원..한국 역전당해 셧다운제·웹보드 게임규제 등 업계 위기불러 '게임 인큐베이션' 등 일회성 지원도 '역효과'

국내 게임업체 수가 4년 만에 30%나 감소하고, 종사자 수는 20% 가량 줄어드는 등 급격히 위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산업을 옥죄는 정부 규제와 체계적이지 못한 지원책에 문 닫는 국내 게임사들이 속출하는 동안, 국내 게임 시장은 무섭게 성장한 중국 게임사가 빠르게 장악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년간 국내 게임사 폐업이 잇따랐으며, 이에 따라 업계 종사자 수도 급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0년 2만658개였던 국내 게임업체 수가 지난해 1만4440개로 급감했다. 4년 새 30%나 급감한 것이다. 이 기간 업계 종사자 수는 4만8585명에서 3만9221명으로 20%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7조원 대에서 9조원 대로 커졌지만, 성장률은 12.9%에서 2.6%로 뚝 떨어졌다.

이에 비해 중국 게임 성장률은 2010년 22%에서 2014년 28.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약 7조원에서 20조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게임 강국 한국은 이미 중국에 따라잡혔다. 이제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게임사의 지분을 쇼핑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 중국 최대 게임 유통사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 지분 25%, 네시삼십삼분 지분 24%(컨소시엄), 파티게임즈 지분 14%를 보유 중이다. 또 게임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의 지분 9%를 가지고 있다. 룽투게임즈, 로코조이 등 중국 게임 업체들이 국내 코스닥 상장 게임사를 인수하는 형태로 한국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 수가 급감한 것은 청년 취업자의 업계 진입로 역할을 했던 중소·중견 게임사들이 대거 무너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대형 게임사와 달리 중소·중견 게임사들은 신입을 채용하고 있다"며 "중소·중견 게임사가 키운 이들이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가고 대기업을 나온 이들이 창업하는 '순환고리'의 첫 연결고리가 무너지니 업계 종사자 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나마 버티고 있는 중견 게임사들은 중국 게임 배급사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잘 나가던 게임 산업이 이 지경이 된 것은 중소·중견 게임 업계를 비롯해 게임 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대신 규제를 강화한 정부 정책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MB정부 시절, 게임 과몰입 등 게임의 나쁜 점에만 주목한 일명 셧다운제(밤 12시 이후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막는 제도) 등 규제 법규가 생겨나고, 사행성을 내세워 웹보드게임 규제를 강화하는 등 지나치게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펼친 것이 지금 게임산업계 위기를 불러온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일회성, 보여주기 식 지원이 오히려 게임사를 좌절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대표적인 일회성, 보여주기식 중소·중견 게임사 지원 정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기업 인큐베이션' 사업을 거론하고 있다. 이 사업은 차세대 게임을 개발하는 국내 중소 게임 개발사를 발굴·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중소 게임사를 진흥원 내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입주시키고 이들 기업에 사무공간 및 개발 인프라 등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입주 2년 후부터 매년 평가를 거쳐 총 4년 간 1년 단위로 입주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상용화까지 몇 차례 실패를 경험하면서 개발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기 마련이고, 인큐베이션 사업이라면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하지만 공식 입주 조건은 아니나 단기간 상용화가 가능한 게임을 개발하는 지가 센터 입주 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게임을 하나의 제품으로 보고, 개발부터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제품 생명주기에 맞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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