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韓스마트폰 사업..전략 수정 없어 출구가 안 보인다

박지영 2015. 10. 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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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규모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둘 씩이나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스마트폰 제조업의 실적저하가 잇따르면서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경쟁사인 애플과 화웨이는 놀랄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는데, 국내 업체들은 잇따른 위기신호만 보이고 있다. 시장변화에 따른 발빠른 대처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새판짜기를 서둘러야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삼성-LG 실적하락세
29일 삼성전자LG전자가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들의 실적이 일제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는 매출 26조6100억원, 영업이익 2조4000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했다. 전분기 판매량인 8900만대에 비해서 약 18% 판매량이 증가했는데도 갤럭시 S6·S6 엣지 모델의 가격조정과 보급형 제품 판매 확대로 이익은 감소한 것이다.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 3774억원, 영업적자 77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성장시장 및 한국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와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가 하락, 주요 성장 시장 환율 영향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애플-화웨이는 실적 호조세
전날 실적을 발표한 애플과 화웨이는 국내업체와 상반된 분위기다. 애플은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2%, 순이익은 31% 증가했고 아이폰 판매량은 36% 늘었다.

화웨이 역시 마찬가지다. 화웨이는 올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대비 63% 증가한 2740만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고가 스마트폰의 비중이 지난 분기 대비 7% 증가하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33%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9.5%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으며, 중국시장에서는 9월말 기준으로 15.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변함없이 "투트랙 전략"...출구가 안 보인다
국내업체 실적저하의 원인은 매출이 부진한데 수익성 악화까지 얹혀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 모두 지난해부터 중저가폰 시장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만큼 이를 공략하기 위해 중저가폰을 대거 출시하며 힘을 실고있다. 또 기존의 프리미엄모델 역시 가격인하라는 초강수를 뒀다.

애플이 '싸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것과 달리 한국 업체들은 비싸게 만들어 싸게 팔고 있는 것이다. 많이 팔아도 수익성은 계속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국내 업체 모두 위기를 알지만 전략에는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저가폰과 프리미엄폰 시장을 모두 다 잡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박진영 상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원론적 얘기지만 점유율과 수익성 다 중요하다"며 "기본 전략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확대로 수익성을 유지하고 중저가 모델로 점유율도 지켜가겠다"라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V10출시로 연간 두개의 프리미엄 모델 출시 사이클을 구축,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는 한편 디자인 등 보급형 모델의 경쟁력을 강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모두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짜놓은 틀과 변함없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면서 "앞으로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수시로 지형이 바뀌고 있어 대대적인 전략수정 없이는 수익성 악화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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