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갤럭시그룹..갤럭시 무너지면 한국경제 흔들린다

2013. 8. 2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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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매출 3분의2가 휴대폰에 집중..국산업계 전반에 부메랑 될수도

◆ 갤럭시 쏠림의 명암 ◆

"삼성 휴대폰 사업의 성패에 따라 삼성그룹은 물론 한국 경제까지 휘청거릴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지난해부터 삼성 안팎에는 이런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ITㆍ모바일(IM)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속도로 커졌다. 삼성전자가 최근 제출한 201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IM 부문 매출은 68조358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했다.

TVㆍ가전사업을 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 매출은 전체 삼성전자 매출에서 21.8%, 반도체ㆍ디스플레이를 포함한 DS(부품) 부문은 29.8%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IM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9.4%였으나 1년 새 62%까지 급증했다.

반면 CE 부문은 2011년 30.4%, 2012년 25.4%에서 올 상반기 21.8%까지 비중이 떨어졌고, DS 부문도 2011년 39.9%에서 2012년 34%로 하락한 데 이어 올 상반기는 29.8%까지 내려갔다. CE와 DS 부문 매출이 주춤한 탓도 있지만 워낙 IM 부문이 빠른 성장세를 거두면서 상대적으로 타 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낮아졌다.

삼성전자 전체 이익에서 무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고 그룹 전체로도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라는 시각이 많았는데, 매출(외형)로 봐도 타 부문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TVㆍ가전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이 '4개의 기둥'을 형성하면서 보완적 관계를 이뤘다. 산업 사이클에 따라 어느 한 쪽이 주춤하면 다른 부문이 빈 공간을 메워 충격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했다. 2011년에는 CE와 IM, DS 부문 매출이 각각 30~40% 사이에서 황금비율을 맞췄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S3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기록하는 등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삼성 전체가 스마트폰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로 변했다. 반도체도 기존 PC용 D램이나 MP3용 플래시메모리에서 모바일D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모바일용 반도체로 주력이 바뀌었다.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핵심 전자 계열사들은 갤럭시폰 판매에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의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 의존도는 각사 매출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이투자증권 분석)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시리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삼성SDI는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2조3846억원)과 영업이익(2224억원)을 냈다. 하지만 주가는 계속 떨어져 7만6900원까지 내려갔다. 한때 16만원까지 올라갔던 2010년 7월에 비하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전자업계는 주가 하락 요인 중 하나로 '갤럭시S4' 리스크를 꼽는다. 삼성전기는 갤럭시S4에 카메라모듈, 메인기판(HDI), 진동모터 등 6개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데 갤럭시S4 판매가 주변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삼성전기 주가마저 흔들린 셈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삼성전기가 공급하는 부품 비중은 15%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많은 전자 계열사들이 갤럭시 판매량에 웃고 우는 형편"이라며 "모바일 기기가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어 당분간 삼성그룹 내의 높은 모바일 의존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그룹 전체의 올 상반기 매출은 약 200조원 수준이다. 이 중 68조원을 삼성전자 IM 부문이 벌어들인 데 이어 각 계열사의 휴대폰 부문 매출까지 포함하면 절반인 100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갤럭시폰 판매량은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각 계열사 주가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지난 6월 JP모건에서 갤럭시S4 판매 예상치를 낮춘 보고서를 내자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에 6% 넘게 하락하고 계열사 주가도 크게 떨어진 게 이 같은 이유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전체가 '삼성 갤럭시그룹'으로 각인되는 게 아니냐는 경계론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세계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의 위상을 탓할 필요는 전혀 없다. 해외에서 갤럭시S 인지도가 크게 올라가면서 삼성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가 제고되고 타 제품의 판매도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의 지나친 '갤럭시 쏠림 현상'이 삼성그룹과 한국 산업계 전반에 예기치 못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삼성은 당장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시장 전망을 극복해야 할 상황이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신제품 혁신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S 시리즈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동안 차세대 제품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혁신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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