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액세서리 직접 생산..중소업체 '영향'

2013. 3. 31. 08: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뉴스24>

[백나영기자] 삼성전자가 액세서리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액세서리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중소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의 베트남 공장에서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사출기 200대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한 비용만 1천억원에 육박한다. 기존에도 베트남 공장에서 일부 시제품 케이스를 생산한 적은 있지만 대량 생산설비 구축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생산설비 구축에 나서게 된 것은 증가하는 회사의 스마트폰·태블릿의 출하량에 맞춰 원활한 제품 공급을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은 인탑스·신양엔지니어링 등 주요 협력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해왔다.

또 무엇보다 회사 자체적으로 제조능력을 확보해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적이 강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갤럭시S4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더욱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갤럭시S4에는 건강, 엔터테인먼트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이 적용되면서 이와 관련된 액세서리 제품들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4 출시 초기시장부터 놓치지 않고 들어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액세서리 제작에도 직접 나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동안 관련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이어오던 중소업체들은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액세서리 시장 활황이라지만…소비자도 유통점도 '삼성'만

액세서리 시장은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함께 활황을 맞았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액세서리 시장은 지난 2010년 2천500억원, 2011년 5천억원, 지난해 1조원 규모로 매년 2배가량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수백 개의 중소 업체들이 활발한 경쟁을 벌이던 액세서리 시장에 삼성전자가 직접 뛰어들기 시작한 것은 2011년 갤럭시노트를 출시하면서부터다. 회사는 플립커버를 내놓으면서 다양한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펼쳐왔다. 삼성 스마트폰 광고에 플립커버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고 단말기를 공급하는 대리점에 가격을 낮춰 대량 구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실제 대리점에서도 전체 입고물량에서 상당수의 비중을 정품 플립커버로 채우고 있고 스마트폰 판매 시 제품을 끼워 팔고 있는 실정이다.

한 휴대폰 대리점 직원은 "다른 액세서리 제품에 비해 정품 플립커버는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아 팔아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고객들이 '삼성'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많이 찾기도 하고 대리점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중소 액세서리 업체 제품보다 삼성 제품을 많이 채워 넣게 된다"고 말했다.

◆"상생 무시된 시장…해외 시장 판매도 어려워질수도"

지난 몇 년간 액세서리 시장을 개척하면서 성장해온 중소업체들은 대기업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삼성전자 관련 제품들은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3부터는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며 "벼랑 끝으로 내몰린 업체도 상당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액세서리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가 녹록치 않자 그동안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활로를 모색해왔다. 국내 휴대폰 대리점에서는 단말기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마진이 남지 않아도 삼성전자 정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해외 판매 채널에서는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입김이 강하지 않은데다가 중소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수익이 많이 남기 때문에 수요가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회사 매출액의 60% 이상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삼성전자가 액세서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리고 들어온다면 해외 시장에서 입김을 어떻게 발휘할지 모르는 일"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액세서리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브랜드들의 매출규모가 많아봐야 200~300억 정도인데 1천억 규모의 투자를 감행하는 대기업을 무슨 수로 당해내겠냐"며 "이 시대 화두는 상생이지만 액세서리 시장에서는 상생을 찾아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생산 초기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보안 등의 이유로 전체 배터리 커버 중 일부 물량만 자체 생산하려고 하는 목적"이라며 "스마트폰 물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케이스 업체들의 실적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IT는 아이뉴스24연예ㆍ스포츠는 조이뉴스24새로운 시각 즐거운 게임, 아이뉴스24 게임메일로 보는 뉴스 클리핑, 아이뉴스24 뉴스레터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