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공단말기 판매… 3G 요금·알뜰폰 지원

조선비즈

애플이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5'를 14일부터 단말기 자급제용으로도 판매하기로 했다. 단말기 자급제란 통신사의 비싼 요금제나 의무사용 약정에 얽매이지 않고 소비자가 휴대폰을 구매해 본인이 원하는 통신사나 요금제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는 제도다.

국내 제조사들이 "돈이 안 된다"며 '구색 맞추기'식으로 저사양 휴대전화만 내놓는 가운데 애플이 앞장서 최신 스마트폰을 자급제용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정부는 휴대전화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지난 5월 자급제를 도입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11일 "올해 한국에서 단말기 자급제가 시작되면서, 소비자 혜택을 위해 처음으로 아이폰 공(空)단말기를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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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는 제조사와 통신사 간에 강력한 휴대전화 유통 구조가 구축돼 있다. 소비자가 최신 스마트폰을 사려면, 통신사가 요구하는 긴 약정기간과 비싼 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통신망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들인 통신사들이 비싼 요금제로 수익 회수에 나선 탓이다.

LG전자는 구글과 합작한 3G(3세대) 이동통신용 최신 스마트폰 '넥서스4'를 국내 공장에서 만들면서도, 국내 시장에는 아예 내놓지 않고 있다.

아이폰5도 마찬가지다. 통신사 대리점에서 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이 요금제는 비슷한 조건의 3G 요금제보다 1만~2만원가량 비싸다. 요금제에 따라 매달 쓸 수 있는 데이터 사용량도 제한된다.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아이폰5 공단말기가 시장에 출시되면,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데이터 무제한' 혜택이 있는 3G 요금제나 요금이 최대 40%가량 저렴한 알뜰폰(일명 MVNO) 사업자에게도 마음대로 가입할 수 있다. 통신사의 약정기간에 발목이 잡힐 필요도 없다.

애플은 자급제용 아이폰5 가격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나 소비자들은 80만~110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5만~13만원가량의 구매 보조금은 없다. 제값을 다 주고 사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부담이 크다.

하지만 비싼 LTE 요금제 대신 3G·알뜰폰 요금제를 택해 매달 절약하는 통신비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이득일 수 있다. 통신사에서 아이폰5를 많이 할인해주는 것 같지만, 5만~13만원의 보조금을 뺀 나머지 단말기 가격은 24개월간 매월 청구된다. 사실상 조삼모사(朝三暮四)나 마찬가지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애플의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CJ헬로모바일 관계자는 "비싼 돈을 주고 아이폰5 공단말기를 산 소비자들에겐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가 더 합리적"이라며 "아이폰5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기존 유통구조를 고집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보조금을 받지 않고 휴대폰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면서 "LTE가 대세인 상황에서 굳이 3G를 찾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도 뒷짐만 지고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어차피 신제품을 만들면 통신사들이 알아서 보조금을 붙여서 팔아주는데, 자급제 시장에 크게 주목할 필요가 없다"면서 "시장이 별로 크지 않은데 자급제용 휴대폰을 계속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단말기 자급제

통신사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대형 마트나 온라인에서 휴대폰 단말기를 구매해 원하는 통신사와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가입할 수 있는 제도.

☞알뜰폰

자체 통신망 없이 대형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이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MVNO)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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