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태블릿PC '메이드 인 코리아'의 배신

박순찬 기자 2012. 11. 7.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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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반값 스마트폰 '넥서스4' 이어.. 삼성 태블릿PC '넥서스10'도 국내 소비자만 못산다] 구글과 손잡고 만든 표준제품, 최고 사양에도 가격은 저렴 통신사들, LTE 가입 늘리려 3G용 폰 '넥서스4' 판매 기피 기존 비싼 제품 판매 줄까봐 LG·삼성도 국내 출시 꺼려 23만원대 中 스마트폰 나와 중저가 시장 파고드는 중

구글이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최신 스마트폰 '넥서스4'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함께 만든 태블릿PC '넥서스10'도 마찬가지다.

두 제품은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대표 제품(레퍼런스 프로덕트)으로 내세운 것이다. 해외 언론들은 "역대 최고의 안드로이드폰" "아이패드보다 화질이 뛰어난 유일한 태블릿PC"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두 제품은 한국을 제외한 30여개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성능이 뛰어난 데다 가격은 경쟁 제품의 절반 수준이어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회사가 만든 제품을 정작 우리나라 소비자는 이용하지 못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삼성·LG가 만든 구글 제품, 국내는 출시 못 해

구글은 개발에는 참여했지만 제조는 삼성·LG가 전담한다. 구글은 한국 출시를 검토했으나 국내 제조사와 통신사가 모두 난색을 보이는 바람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서스4 스마트폰은 이동통신사와 LG전자가 사전 협의를 통해 출시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6일 확인됐다. LG전자 관계자는 "통신사와 만나 출시 의사를 타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LTE(4세대 이동통신)를 선호하는데 이 제품은 3G(3세대 이동통신) 전용이어서 판매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LTE망 구축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인 통신사들은 LTE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월 사용료가 3G보다 1만~3만원 정도 더 비싸서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현재 LTE 가입자에 집중하는 상황이고, 재고 부담도 있어서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조사인 LG도 주력으로 밀고 있는 '옵티머스G' 모델과 가격 차 등 때문에 처음부터 국내 출시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서스4 가격은 30만원대(299~399달러)다. 비슷한 사양의 '옵티머스G'의 국내 출고가는 99만9000원. 비싼 제품일수록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넥서스4는 미국 등 해외시장을 목표로 만들어진 제품이어서 국내 소비자에 특화된 기능·프로그램을 넣기 어려운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제조사에서 스마트폰 단말기만 구입해 알뜰폰(일명 MVNO) 업체에 가입하는 것도 어렵다. LG가 제품 자체를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는 국내 공장에서 제조하는 제품을 구하려고 비싼 수수료까지 물어가며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를 찾고 있다.

◇'저가 시장' 틈 중국 업체가 파고들어

삼성이 제조하는 태블릿PC '넥서스10'은 가격이 40만~50만원대(399~499달러)에 불과하다. 이미 다양한 태블릿PC 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비싼 기존 제품군의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국내 출시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0인치대 제품으로 이미 '갤럭시탭 10.1' '갤럭시노트 10.1' 등을 갖추고 있다. 국내 태블릿PC 시장이 별로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넥서스10의 해외 판매가에 부가세 등을 합치면 기존 10인치대 제품과 가격 차가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제조사와 통신사가 고가 시장에 치중하는 틈을 타 중국 업체가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 ZTE는 6일 3G용 스마트폰 'Z폰'을 23만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내놨다. ZTE는 국내 통신사들이 출시를 꺼리는 보급형 모델을 대형마트 등을 통해 추가로 출시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LTE폰도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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