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피커 어쩌나" 아이폰5의 배신

김참 기자 2012. 10.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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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직장인 A씨는 애플 제품과 호환되는 로지텍 에어스피커를 45만원에 장만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후 그는 깊은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5의 하단부 커넥터 크기가 기존 모델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아이폰5를 구매할 예정인 A씨로선 도킹스피커와의 호환성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짐이 생긴 것이다. 어댑터 추가 구매도 부담될뿐더러 그 위에 위태롭게 올라갈 스마트폰의 모양새도 탐탁지 않다.

이처럼 애플이 8핀 커넥터가 장착된 아이폰5를 내놓자 기존에 30핀용 도킹스피커를 구입한 구매자들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들이 아이폰5를 구매하려면 도킹스피커 사용을 고려해 변환 어댑터까지 추가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 피해자는 애꿎은 구매자

가장 난감한 건 최근 큰 맘 먹고 애플 제품과 호환되는 도킹스피커를 장만한 소비자다. 보통 도킹스피커를 구매하는 사람은 관련 제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특히 애플의 경우엔 더 그렇다. 최근에 도킹스피커를 구매했다면 아이폰5까지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A씨는 "아이폰3GS 모델을 사용 중이라 아이폰5 국내 출시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도킹스피커와 커넥터 모양이 달라 당황했다"며 "변환 커넥터를 연결하면 된다지만 기기가 그 위에 제대로 설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기존 구매자에 대한 제조업체의 제품 업그레이드나 커넥터 부분 수리 등의 서비스 계획은 대부분 아직 없는 상황이다.

◆ 일방적이고 도도한 애플

대부분의 전문가는 애플의 일방적이고 도도한 태도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적다는 것이다. 아이폰5를 공개하는 자리에서도 애플 측은 새로운 라이트닝 커넥터가 양면 사용이 가능하며 내구성이 좋다고만 언급했을 뿐 이 변화의 잠정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반면 이 변화로 인해 발생할 불편함은 상상 이상이다. 아이폰5를 구매하게 되면 도킹스피커뿐 아니라 자동차 대시보드 등 다양한 곳에 애플 제품을 연결해 사용하던 번거로움도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변환 어댑터를 개당 4만원에 판매하는 애플의 고가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직장인 B씨는 "잦은 출장으로 아이폰 충전기도 여러 개 사느라 부담됐는데 어댑터 가격도 높게 측정됐다"며 "애플이 제품 액세서리 판매로 지나친 폭리를 취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친절한 애플 태도에 지친 소비자들의 집단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일례로 유명 웹툰 작가인 송인범씨는 지난 2010년 자신이 구입한 아이맥에 대한 과도한 수리비를 비판하며 3년간 애플의 고객정책 변화를 촉구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구입한 PC는 불과 15일 만에 얼룩이 생겼고 송 씨가 a/s를 문의하자 애플 측은 1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송 씨가 만든 '애프터 애플'이란 카페에는 그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회원 1000여명이 활동 중이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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