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요금제' 제한.. 왜?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역 부근SK텔레콤 대리점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9일을 끝으로 가입할 수 없는 무제한 데이터 'T데이터 셰어링' 서비스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었다. 이 대리점에는 대기번호만 100번대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의 가입신청이 몰렸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여러 기계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를 합쳐 스마트폰 요금으로 청구하는 서비스다. 스마트폰용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사용자는 추가 기기에 월 3000원만 더 내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9일부터 이 서비스의 데이터 사용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1개 기기당 최대사용량은 요금제에 따라 700MB(메가바이트)~2GB(기가바이트)로 정했다.
SK텔레콤은 "소수의 사용자가 데이터를 너무 많이 사용해, 대다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데이터 사용량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상했던 것보다 데이터 이용량이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통신망에 걸리는 부하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부담을 느끼는 것은 SK텔레콤만이 아니다. KT 역시 무제한 요금제 실시 이후 데이터 쏠림을 겪고 있다. KT에 따르면, 이용자 상위 10%가 전체 데이터 사용량의 93%를 차지한다. 이를 분산하기 위해 KT는 와이브로(WiBro·4세대 이동통신)망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와이파이(WiFi·무선인터넷)망을 데이터 밀집지역에 확충하고 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골칫거리가 되기는 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통신사 AT&T는 지난해 6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했다. 버라이즌도 올 하반기 중 데이터 무제한 정책을 포기할 계획이다.
통신사들이 줄줄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포기하는 것은 폭발적인 데이터 사용량 증가세 때문이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1년 새 3배 넘게 늘었다. 게다가 올해 태블릿PC 보급까지 본격화하면 데이터 증가세를 통신망이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데이터 요금과 달리 음성통화·문자 메시지는 무제한 요금제가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사용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KT는 커플 간 통화·문자메시지를 24시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i-커플' 요금제를 출시했다. KT의 최고가 스마트폰 요금제 'i-프리미엄'도 KT 가입자끼리 통화는 무료다. LG유플러스의 '링 문자 프리미엄' 요금제는 한 달에 문자 3000건을 제공해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게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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