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 "쇼옴니아는 홍길동폰" 삼성에 서운함 표출

이구순 2010. 4. 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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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이 삼성전자를 향해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친구도 적도 영원할 수 없다. 감정을 가지고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섭섭한 심경을 직접적으로 토로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옴니아2' 시리즈 중 KT의 '쇼옴니아' 마케팅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차기 스마트폰들도 SK텔레콤에만 우선 공급키로 한 데 대한 불만을 털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22일 무역협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 조찬강연에서 "KT의 쇼옴니아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회장은 "쇼옴니아는 3세대 이동통신망(WCDMA), 무선랜(Wi-Fi), 휴대인터넷(와이브로·WiBro)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3W 단말기인데도 삼성은 이에 대한 광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SK텔레콤과 힘을 합쳐 T옴니아(SK텔레콤용 스마트폰)만 열심히 팔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KT는 지난해 말 KT가 아이폰을 수입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 삼성·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이동통신업체에 휴대폰 보조금 일부를 지원해 왔다. 그런데 KT가 애플의 보조금 지원을 한푼도 못 받으면서도 아이폰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자 국내 제조사들이 서운해 했던 게 사실이다.

KT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이날 발언으로 삼성전자와 KT의 관계가 더 냉각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T는 삼성전자와 협력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스마트폰 단말기 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자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바다'를 탑재한 첫번째 스마트폰 '웨이브'를 SK텔레콤을 통해 먼저 판매할 예정이다. 또 곧 나오는 국내용 안드로이드폰 1호 '갤럭시'도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하는 등 화제를 몰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대부분 SK텔레콤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KT는 아이폰 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KT는 올해 발주하는 와이브로 추가 구축 장비를 전량 삼성전자에 발주하는 등 적극적으로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왔던 것. KT 한 관계자는 "KT 전체가 나서 삼성전자와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게 호전되지 않자 이 회장이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업계 한 전문가는 "이석채 회장이 개인의 서운한 감정을 공개석상에서 털어놓는 일이나 삼성전자가 경쟁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마케팅에 반영하는 것 모두 대기업답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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