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규]잃어버린 한국 휴대폰의 2년

2010. 1. 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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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최근 국내 휴대폰 시장을 보면 새삼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2년전부터 '아이폰'이 세상을 뒤흔들 때 애써 폄하하고 평가절하 해오던 한국 휴대폰 시장은 지난 3개월 동안 세계가 2년간 고민한 문제를 한꺼번에 실감하고 말았다.

2년전 '아이폰' 출시 이후 한국 휴대폰 업체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아직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하지 않았다." "피쳐폰 영역을 갖지 못한 '아이폰'의 한계는 곧 드러날 것이다." "스마트폰은 일정관리 등 특화된 사용자만을 위한 것이다."

'아이폰' 출시 이전까지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반응은 똑같았다. 한국 시장에서만은 '아이폰'이 안 통할 것이라는 예측과 시장이 활성화 되면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이 그들의 표면적인 대답이었다.

하지만 지난 연말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휴대폰 업체들의 반응은 돌변했다. 스마트폰 위주로 올해 사업 계획을 만든 점만 해도 그렇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400만대 이상으로 성장한다." "안드로이드폰을 연내 20종 이상 내 놓겠다." "앞으로 우리는 안드로이드폰 위주로 스마트폰 시장에 주력한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해외에서 시작된 '아이폰' 열풍을 애써 외면했지만 최근 '아이폰' 출시 이후 단 3개월만에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스마트폰의 가격대가 일반 피쳐폰 수준으로 내려서자 한국 휴대폰업계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1천만화소 휴대폰이나 모바일 프로젝터가 달려 있는 휴대폰을 내 놓아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지금까지 한국 휴대폰 업체들은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지는 못했지만 빠르게 쫓아가는 방법으로 성장해왔다. 삼성전자는 좀 더 싸고 저렴하게 단말기를 만들어왔고 LG전자는 경쟁자보다 더 좋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보잘것 없다. 아무리 우리 제품이 좋다고 외쳐봤자, 판매량이 '아이폰' 보다 월등하다고 해도 그 외침은 공허할 뿐이다.

한국 휴대폰 업계의 결정적인 문제는 바로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에 있다. '아이폰' 보다 더 뛰어난 하드웨어와 사용자환경(UI),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한 세계 유수의 휴대폰 업체들이 '아이폰'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비즈니스 모델이다.

애플이 온라인 음악시장을 장악한 이후에 '아이팟' 모델을 본격적으로 늘려가며 사업을 시작했고, '앱스토어'를 완성한 뒤 아이폰 판매를 늘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반면 한국 휴대폰 업체들의 전략에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은 없다. 때문에 '아이폰'과의 싸움에 구글과 MS의 대리인 자격으로 한국 휴대폰 업체들이 참여하는 모양새가 되는 형국이다.

이미 한국 휴대폰은 2년을 잃어버렸다. 지난 세월 한국 휴대폰이 맹목적인 도전자로 모토로라를 따라잡고 노키아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면 이제는 창조적 도전자로 나서야 할 때다.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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