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는 저작권 침해 '온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애플 앱스토어가 저작권 침해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앱스토어에는 1990년대말 출시돼 큰 인기를 끈 플래시게임 '스노크래프트'를 표절한 게임 다수가 유료로 판매되고 있으나 애플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스노크래프트는 미국의 유명 디자인회사인 넬슨이 제작한 게임으로, 간편한 조작법과 귀여운 캐릭터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이를 국내의 한 개발자가 모방해 '스노파이터'라는 게임으로 만들어 앱스토어에 올린 것이 버젓이 유료로 판매되는 등 저작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것이다.
'짝퉁'인 스노파이터가 인기를 끌자 다른 개발자들이 '스노 파이트', '스노 배틀', '스노볼 크래프트' 등 제목으로 다시금 아류작을 출시, 거의 똑같은 게임이 무려 5~6종이나 앱스토어에서 팔리고 있다.
그런데도 애플은 이들 게임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들 중 일부를 신제품 소개 코너에 올려가며 홍보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앱스토어에서는 헬기 비행 게임인 '아이콥터'라는 게임이 큰 인기를 끌자, 얼마 뒤에 '아이콥터 클래식 프로', '아이콥터 터치' 등 표절게임이 무더기로 등장해 수익을 챙긴 적도 있었다.
이들 표절작은 0.99달러로 판매되는 원조 대신 무료로 판매되며 더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유명세를 바탕으로 유료로 전환하는 '꼼수'를 부렸다. 물론 애플은 이 과정에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실제로 애플은 자동화된 시스템에 의해 게임의 이용등급을 분류할 뿐 저작권 문제는 개발자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게임 검수 과정은 소수의 애플 직원이 실제 단말기에 설치 뒤 작동 여부 및 호환성을 점검하는 수준에서 그칠 뿐 저작권 보호 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
업계는 애플의 허술한 저작권 보호 정책이 업계 전반의 창작욕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 개발자를 위한 열린 장터로서의 대의 명분도 저작권 보호라는 기본 전제가 깔려 있지 않다면 무의미하다고 업계는 덧붙였다.
국내의 한 모바일 개발자는 "애플이 당장의 수익을 위해 저작권 보호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콘텐츠업계의 창작욕을 꺾고 수익 기반을 침해함으로써 업계 모두에 큰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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