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의 두 얼굴 '대박 vs 쪽박'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KT가 출시하는 애플 아이폰이 국내 시장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사고파는 오픈마켓 '앱스토어'에 대한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발자들의 시장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애플의 까다로운 계약 조건으로 '마이너 개발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국내 개발자들 가운데 판매 실적이 저조해 몇달째 돈 한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플의 독특한 계약조건 때문이라는 것이 개발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개발자가 앱스토어에 유료 또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하려면 1년에 99달러(약 12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이 경우, 연간 등록 애플리케이션 숫자는 무제한이며, 전체 수익의 70%는 개발자가, 나머지 30%는 애플이 가져간다.
문제는 개발자 매출에 대한 애플의 송금 기준이다. 앱스토어 계약서에 따르면, 애플은 개발자 매출이 150달러(약 18만원)를 넘어야만 45일 이내 개발자에게 송금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개발자 매출이 150달러 미만이면 45일이 지나더라도 송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한 개발자는 "정확히 말하면 150달러도 은행 수수료를 뺀 금액"이라며 "전체 판매액의 70%에서 은행 수수료를 뺀 금액이 150달러를 넘어야 비로소 내 주머니로 돈이 들어오게 된다"고 밝혔다.
개발자가 이미 99달러의 등록비를 지불한 상태에서, 애플이 또 다시 '45일'과 '150달러'라는 지급조건을 제시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것이다. 이같은 조건 때문에 상당수 개발자들은 판매 금액을 제때 만져보기가 힘든 형국이다.
A 개발사는 지난 8월부터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 판매를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애플로부터 단 한 푼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애플측에 입금 문의 메일을 보냈더니 지급 조건이 이제야 충족돼 조만간 입금이 이뤄질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애플의 지급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불만이 팽배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150달러가 큰 금액이 아니어서 개발자들에게 별다른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일부 '대박' 개발자를 제외한 대다수 개발자들이 푼돈을 벌고 있는 현실에서, 애플이 이런저런 단서를 달아 개발자들의 몫에 대한 송금을 미루는 것은 문제가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게임 개발자는 "개인에게는 150달러가 적은 돈일 수 있지만 미지급된 돈을 다 모으면 꽤 큰 금액이 된다"면서 "앱스토어가 개발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춰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급 조건이 까다로워 개발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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