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내년 초부터 경기도 이천 공장에서 본격 양산할 예정인 44나노 D램에 구리 배선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40나노급 미세공정은 알루미늄 배선 대신에
열전도율이 좋은 구리 배선을 사용해야 제품 성능을 담보할 수 있다.
5일 기획재정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발표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수도권
공장 총량제 개선 방안에 대한 실행계획을 연말까지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처리 시한은 2010년이지만 허용 원칙만 밝힌 후 1년간 액션플랜이 나오지 않아 속도를 내기로 했다"며 "입법 과정이 남겠지만 연내에 세부 허용안을 확정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환경부와 기획재정부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협의를 이미 시작했다.
정부는 수생생태 관련법과 시행령을 개정하고 팔당호ㆍ대청호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고시 등을 바꿔 특정 유해물질 배출을 아예 금지하는 입지규제 방식을 총량규제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번 조치에 따른 큰 수혜자는 경기도 이천에 공장이 있는 하이닉스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이천이
상수원 보호지역이기 때문에 오염물질인 구리를 사용하지 못했다. 지난해 환경부가
무방류 시스템 설치를 전제로 조건부 허가를 해줬지만 비용 부담이 커 더 이상 진척되지 못했다.
이번 결정으로 하이닉스는 구리 성분 무방류 시스템을 설치하지 않고도 구리 배선 사용이 가능해졌다. 무방류 시스템은 초기 설치비만 800억원이나 들고 매년 100억원에 달하는 운영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경기도 기흥 공장에서 이미 구리 배선을 사용하는 데 비해 하이닉스는 순전히 공장 입지 때문에 구리 공정을 포기할 처지였던 셈이다. 하이닉스는 현재 54나노 공정에서 D램을 생산 중이지만 올해 말부터 44나노로 전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40나노급 미세 공정에서는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를 쓰지 않으면 처리 속도가 늦어지는 데다 전력 손실, 고집적화 한계 등 여러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번에 구리 배선 사용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면 공정 전환에 속도가 붙는 것은 물론 제품 성능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또 무방류 시스템에 들어갈 돈을 다른 설비투자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구리 공정 허용은 하이닉스가 이천에 공장을 증설하는 출발점도 될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내년에 연구개발(R & D)과 이천, 청주, 중국 우시 공장 설비투자를 합해 총 1조5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지난 정부에서 이천 공장 증설이 불허되면서 이미 청주에 M11 라인을 건설했기 때문에 당장 증설 필요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향후 반도체 경기가 호황기로 접어들면 이천 공장 증설은 불가피하다.
이번 구리 사용 허가는 정부가 향후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 공장 증설도 허용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게 한다.
한편 정부는 11월 말까지 추가로 기업 환경 개선 대책을 발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현재 200여 개 기업 건의사항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근 기자 / 신헌철 기자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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