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스마트폰 '
아이폰'의 국내 도입이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F가 KT와 합병하기 전부터 아이폰을 국내에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1년 가까이 말만 무성한 상황이다. 세계적 히트상품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협상 주도권을 빼앗겼을 가능성,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역차별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통신업계에선 KT가 이달중, SK텔레콤이 9월중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란 얘기가 무성하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공식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2일 "아이폰을 들여오기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나 아직 출시 여부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측도 "논의는 되고 있지만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3세대(G) 아이폰은 지난해 7월, 이보다 업그레이드된 아이폰 3GS는 지난달 출시돼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유독 국내 도입은 늦어지고 있다.
그동안 외산 단말기의 국내 도입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
위피' 탑재 의무가 지난 4월 해제되고, 고공행진을 하던 환율도 안정돼 제도적·경제적 부담은 일단 제거된 상황이다.
업계에선 애플 측이 단말기 출시와 관련해 국내 이통사들에 다소 무리한 조건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다른 외산 단말기와 동일한 여건으로 들어온다면 뭐가 문제가 되겠느냐"며 "이전과는 좀 다른 차원의 협의가 있으니 진전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적으로 아이폰 도입을 추진하다 애플 측에 협상 주도권을 빼앗긴 이통사들이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을 역차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통신 전문가는 "통신사들이 삼성·LG전자 단말기에는 20만~30만원의 보조금을 주면서 아이폰에는 30만~4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든가, 아이폰 전용 요금제를 만드는 식의 정책을 가져간다면 삼성·LG전자 입장에선 팔아야될 물량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측에 대해 KT·SK텔레콤 모두 "협의 과정과 도입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애플의 온라인 소프트웨어 장터인 '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무선인터넷 사업모델이 국내 도입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국내 이통사들은 소비자들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때 데이터 접속료와 콘텐츠 수수료 등을 가져가는데, 앱스토어는 콘텐츠 다운로드시 발생하는 수익을 애플과 개발자들이 나눠가 이통사들이 챙길 몫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화증권 박종수 연구원은 "일반적으로는 데이터 접속을 많이 하고 콘텐츠를 많이 내려받을수록 이통사가 돈을 버는 구조이지만, 앱스토어 모델에선 이통사가 네트워크 투자 비용정도만 가져갈 뿐 수익에서는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 이주영기자 young78@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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