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넷북이 20만원 비싼 이유는?

2009. 6. 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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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넷북이 너무 비싸요."

경기도 수원에 사는 대학생 박 모씨(25)는 지난 4일 휴대용 컴퓨터인 넷북을 사기 위해 하루종일 용산 전자상가를 둘러봤지만 선뜻 구매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높았기 때문. 그는 "인기도 많고 애프터 서비스(AS)를 받기도 편리한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을 사고 싶었는데 막상 나와서 보니 가격이 너무 비싸 계속 망설였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넷북이 경쟁 외국 업체 제품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많다.

외국산 넷북의 평균가격이 50만~70만원대인 데 반해 삼성, LG 등 국산 넷북은 80만원대 중반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삼성이 최근 출시한 넷북 N310과 N120은 각각 87만9000원과 84만9000원, LG가 출시한 일명 '아이스크림 넷북' X120은 84만9000원이다.

대만업체 MSI의 넷북 '윈드'가 62만9000원, 미국 업체 HP의 '미니 1000' 모델이 69만원인 것에 비하면 20% 이상 높다.

국산 제품이 외산 제품보다 비싼 이유에 대해 국내 넷북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차별화된 기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드웨어 사양이 평준화돼 있기 때문에 사용성이나 디자인, 소재 등에 차별성을 부여했다"며 "테스트 과정이나 국내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점에서 외산 넷북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디자인 면에서 앞서고 아기자기한 기능이 많다"며 "뛰어난 AS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산 넷북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기 때문에 단가가 높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노트북컴퓨터 제조업체 HP의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경우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는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HP나 델, 아수스 등의 넷북 생산량이 한국 업체들보다 많아 같은 부품이라도 좀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며 "한국 제품이 원가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와 디스플레이서치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넷북 시장에서 삼성과 LG는 각각 점유율이 48%, 22%로 1, 2위를 기록했으나 글로벌 넷북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 관계자와 소비자들은 "국산 넷북이 외국산 넷북과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넷북은 성능면에서는 제조사별로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게 국외 업체들의 설명이다.

대만의 노트북 제조업체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은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단가를 높게 가져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국외 PC업체 관계자는 "넷북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꾸준히 키보드 크기나 화면 크기, 디자인 등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만큼 꼭 한국 업체들의 제품만 차별화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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