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교체 게임업계, 판도변화 오나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호황을 누렸던 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3월말까지 지난해 결산과 주주총회를 대부분 마친 기업들은 각자 나름의 생존전략을 제시, 올해 각 게임업체들이 어떤 전략으로 지난해와 같은 호황을 이어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먼저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회사의 전략을 새로 수립한 업체들이 눈에 띈다. NHN(대표 김상헌), 넥슨(대표 서민, 강신철),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상엽)은 올해들어 CEO를 모두 교체했다.
대표이사 교체는 올해 각사의 사업방향과 핵심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되고 있다. NHN은 CEO교체로 이미지 쇄신과 경영 전문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늘날의 NHN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해온 최휘영 전 대표가 신설법인인 NHN IBP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상헌 경영관리본부장이 NHN의 신임대표를 맡은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NHN 전체 입장에서 보면 경영효율화를 꾀하는 것에 무게가 실리지만 NHN의 게임사업 부문만 놓고 보면 이미지 쇄신의 효과를 더 크게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 게임으로 사행성 게임포털이라는 '딱지'가 붙었던 한게임의 이미지를 대표 교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는 속내가 담겨있다는 의미다. 이미 김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한게임은 교육용 게임 등 다양한 기능성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의 대표이사 교체는 '게임 개발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2년간 넥슨의 공동대표를 맡았고 대외적으로 넥슨을 알리는 일에 주력해 온 권준모 전 대표가 물러나고 넥슨의 창업멤버로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의 주요 게임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서민 신임 대표가 넥슨을 맡게 된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부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넥슨은 또한 이외에도 개발부문을 따로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 있는 게임은 많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이 부족하다는 업계의 지적을 그대로 수용, 다시 게임개발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게임을 확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다지고 있다는 얘기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한국법인과 일본법인의 대표를 서로 맞바꿨다. 최관호 네오위즈게임즈 대표가 일본법인인 게임온의 대표로, 게임온의 이상엽 대표가 네오위즈게임즈 신임 대표로 선임된 것은 서로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그동안 스포츠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네오위즈게임즈가 이상엽 대표를 신임대표로 선택한 것은 올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게임온 재직 당시 이상엽 대표가 MMORPG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사업목적 변경으로 생존전략을 세운 업체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코스닥 입성에 성공한 엠게임(대표 권이형)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을 확대했다. 엠게임이 확대한 사업분야는 광고, 마케팅 대행업과 출판업, 기술이전 알선 및 판매업, 캐릭터 상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이다. 엠게임은 게임만으로 수익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자 사업을 다각화해 매출의 다양성을 꾀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예당온라인(대표 김남철)은 지난달 주총에서 게임과 관련없는 사업목적을 삭제, 게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 대주주의 영향으로 진행해 온 음원대여 및 판매, 음반제작과 유통 등의 사업을 모두 포기함으로써 순수 게임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는 것이다.
특히 엠게임과 예당온라인은 지난해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4억~5억원 가량 감소, 수익 향상을 위한 결단으로 각각 사업목적을 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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