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조짜리 초대형 'IT토목공사', 실현 가능성은?

이구순 2009. 2. 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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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년간 34조원을 쏟아부어 정보고속도로를 확장하는 초대형 'IT토목공사'를 기획했다.

지난 95년 45조원짜리 정보고속도로 사업을 기획해 현재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했는데, 이번에는 정보 고속도로를 10배 넓힌다는 양방향 초광대역 정보고속도로(UBcN)계획을 세운 것이다.

방송·통신사업자들이 32조8000억원을 들여 고속도로 넓히기 공사에 나서고, 정부는 1조3000억원을 들여 기술표준화와 고속도로를 달릴 콘텐츠 개발, 신규 사업개발 같은 지원사업을 하겠다는게 기본 구상이다.

그러나 방송과 통신사업자들은 울상이다. 기존에 투자해 놓은 인프라에서 아직 수익도 내기전에 망 확장공사에 다시 거금을 쏟아부어야 할 판이기 때문. 여력이 없다는게 업계의 솔직한 심정이다.

■유·무선·방송 정보고속도로 10배 확장 '청사진'방통위의 계획은 유선·무선·방송의 정보고속도로를 무조건 10배씩 늘리자는 것이다. 이 계획의 시작은 우선 현재 음성중심으로 돼 있는 정보고속도로를 모두 인터넷기반(ALL IP)으로 교체하는 것. ALL IP로 바꾼 뒤 현재 100Mbps인 유선인터넷의 최고속도를 2012년까지 1Gbps로 높인다. 50∼100Mbps급 서비스 이용자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950만가구인데 2012년에는 1400만가구로 늘린다. 또 2013년에는 20만가구 이상이 1Gbps 서비스를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동통신망은 2012년까지 4000만 가입자가 1Mbps 속도의 3세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2013년부터는 30만명의 4세대 가입자를 확보키로 했다. 4세대 이동통신의 속도는 10Mbps로, 이 정도면 현재의 일반 유선인터넷 속도(8Mbps)보다 빠르다.

■고속도로 넓어지면 자동차도 많아진다?고속도로를 넓히는 이유는 자동차가 많아져 교통체증이 생길 때다. 그러나 방통위의 이번 UBcN계획은 앞뒤가 바뀐 계획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통신 시장이 포화된 상황이라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투자를 줄이려 하고 있는데, 현재의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프라 확장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UBcN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가 넓어지면 자동차도 늘어날 것이라는게 UBcN의 기본생각인 셈.

실제로 방통위는 UBcN 위에서 구현될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나 달라질 국민들의 생활모습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막연하게 초고화질 양방향TV로 전자민원, 쇼핑, 정보검색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게 방통위의 설명이다.

업계는 "이 정도의 서비스는 지금도 충분히 제공이 가능하다"며 내심 울상을 짓고 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투자한 3세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망 투자비용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cafe9@fnnews.com이구순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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