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M 잠금장치 해제 '시작부터 삐걱'
단말기 출시지연ㆍ일부 서비스 안돼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잠금장치 전면해제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7월부터 SK텔레콤, KTF 가입자간에 단말기를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USIM 잠금장치를 전면 개방하기로 했지만, 유통시장에는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조차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체와 상관없이 단말기를 바꿔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USIM 전면개방을 기다려왔던 소비자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동통신업체들은 방통위가 사업자들의 준비상태가 미흡한데도, 사업자간 USIM 잠금장치 전면해제를 강행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4월 자사 가입자간 USIM 잠금장치 해제조치에 이어 7월부터 타사 가입자간에도 3세대 WCDMA 단말기를 자유롭게 옮겨가며 쓸 수 있도록 USIM 잠금장치를 해제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KTF는 지난달 SMS 서비스 연계가 미흡하고 USIM 잠금이 해제된 단말기의 출시지연 등을 이유로 9월까지 이를 유예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방통위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USIM 잠금해제 모델은 내달 초 삼성전자의 W570ㆍ5700 제품을 시작으로, 이후 출시되는 모든 단말기에 적용된다.
이통사와 휴대폰제조업체들은 USIM 해제 단말기가 출시된다 하더라도 고객들은 음성과 영상통화, CID, SMS 정도만 이용할 수 있고 무선인터넷 등 부가서비스의 이용은 당분간 제한되는데도 방통위가 성급했다며 USIM 해제지연의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이다.
방통위는 USIM 잠금장치 해제시 SMS까지 호환되도록 사업자들에게 요구한 바 있다. SK텔레콤과 KTF의 SMS는 각각 방식(코덱)과 규격(바이트 크기)이 상이해 이를 촉박하게 연동하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무선인터넷의 경우 현행 표준인 WAP방식은 규격자체가 달라 호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WAP방식이 사라지고 풀브라우징이 보편화되는 내년 이후까지는 USIM해제된 타사단말기로 무선인터넷 기반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무선인터넷의 경우 브라우저 규격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용이 불가능하다"며 "물론 무선인터넷 사용자가 전체 가입자의 10%에 불과하지만 USIM을 바꿔가며 단말기를 사용할 사람들도 대부분 무선인터넷 주고객인 젊은층과 겹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가족이나 친구간 맛보기로 휴대폰을 잠시 바꿔 쓰는 정도의 상징적 의미밖에는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USIM 잠금장치 해제는 보조금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USIM과 단말기가 동일체였던 과거에는 단말기를 소유하려면 특정 이통사에 가입하는 절차가 필요했고, 같은 맥락에서 이통사도 막대한 보조금을 통해 공짜폰을 지급해왔다. 보조금은 요금으로 회수하면 된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USIM 잠금장치 해제로 인해 여러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단말기 보조금이 고객의 유인책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입장에서는 USIM 해제가 `반쪽짜리' 서비스밖에 제공하지 못하면서도 이통사들의 보조금 인하를 촉발해 단말기 교체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성훈기자 hoo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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